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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어르신들 달고 사는 `어지럼증' 정확한 원인 분석·치료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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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노년기에는 어지럼이 잘 발생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며, 심하면 다치거나 쓰러져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노인에게서 어지럼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노화 과정에 동반된 평형 관련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전정신경계의 특정 질환들이 복합적으로 관계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어지럼을 진단할 때는 어지럼의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진단에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증상 표현이 모호하고, 환자 본인도 어지럼의 모습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기 어지럼의 양상으로는 첫째로 '단순 어지럼'으로 우리가 흔히 '어찔하다'라고 표현하는 증상이다. 주로 앉았다 일어나거나 갑자기 움직일 때 잠깐씩 발생하고, 심할 때는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몸이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몸의 균형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돼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자율신경계의 장애에 의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갑자기 감소하거나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어지럼의 경우 자율신경계 검사와 전정기능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뇌 MRI 같은 영상 검사까지도 시행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비틀거림, 실조'를 들 수가 있다. 이런 어지럼일 때는 소뇌의 이상을 의심해야 하고 뇌졸중과 종양과 같은 중대한 질환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최대한 빨리 방문해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현훈'이라는 증상으로, 자신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이 느끼는 심한 어지럼으로 속이 메슥거리고 토하는 증상과 함께 자세 불안도 동반할 수 있다. 현훈 증상은 대개 흔히 '달팽이관'으로 알려진 전정신경계의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 현훈 증상 중에 가장 잘 알려진 질환은 흔히 '이석증'으로 알려진 양성돌발성체위현훈이 있는데, 전정기능 검사를 시행한 후 이석정복술을 통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에서는 어지럼 환자를 위해 자율신경계 검사, 비디오 전기안진검사, 뇌영상 검사까지 진단과 치료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원스톱(One-stop) 어지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에게서 어지럼은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갖고 있는 동반질환이 많고 약물을 많이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흔해 근본적인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어지럼의 양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검사와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어찔하거나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럼의 경우에는 부정맥, 허혈심질환, 심장판막질환, 당뇨, 혈액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에서 잘 발생할 수 있고,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된 경우 의식을 잃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어지럼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비틀거리는 증상과 함께 뇌영상검사에서 뇌혈관에 문제가 있다면 뇌졸중에 준해서 약물 치료를 하고 고혈압, 당뇨 치료를 병행하면서 금연 및 금주를 같이 시행, 뇌혈관 병변이 악화되는 것은 막는 것이 중요하다.

현훈과 같이 말초전정신경계 이상이 있어 증상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전정억제제나 안정제는 발병 당시 단기간만 사용하며, 환자 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는 것이 오히려 회복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상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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