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따뜻한 언어로 녹여낸 옛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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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활동 최현순 시인 세 번째 시집 '감정리'

춘천에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최현순 시인이 자신의 세 번째 시집 '감정리'를 상재했다.

최 시인이 등단 2년 만에 내놓은 첫시집 '두미리 가는 길(한국문연 刊·2004년)'처럼 시인은 자신의 삶과 공존했던 공간들에 대한 추억, 기억들을 따뜻한 시어로 녹여내고 있다.

시인은 표제작으로 '감정리'를 택했다. 12편의 연작시다. 그만큼 시인에게 맛 좋은 우물이 있는 감정(甘井)은 오롯이 감정(感情)의 공간이다. 시적 감수성이 샘처럼 솟아오른 것을 보면 말이다. 그의 시 '감정리·2'를 톺아보자. “시내에서 십여 리 길을 걸어 들어가면”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보는 순간 “춘천읍에서 한 이십리가량 산을 끼고…”라는 대목이 포함된 김유정 작가의 '5월의 산골작이'를 떠오르게 한다.

김유정에게 그의 고향 '실레'가 주는 의미를 최 시인은 '감정리'에서 느끼고 있는 듯 하다. 그에게 '감정리'는 김유정의 '실레' 위치 정도인 것이다. 시 안에는 참으로 사연도 많고 이야기도 많다. 그리고 애틋하다.

최 시인은 “잡다한 시뇌(詩腦)에서 벗어난 내 시는 이 생에서 요원하다”며 “갈밭에 속살대는 햇살 같은 너를 언제나 건질 수 있을까. 또 한 켜의 구업(口業)을 쌓는다”고 말했다. 2002년 계간 '창조문학'을 통해 등단한 최 시인은 한국농어촌공사 강원본부장·상임이사, 춘천문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두미리 가는길', '아버지의 만보기' 등의 시집을 펴냈다.

시와소금 刊.137쪽. 1만원.

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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