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강원인의 예술·정신세계 담은 진귀품 한꺼번에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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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태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 '강원의美' 제3집 발간

7년간 본보 특집면에 소개된

유 고문 연재물 엮어 재발간

박기정 선생 필첩 등 한눈에

'일양영당(一陽影當)'

의암 류인석 선생이 직접 쓴 편액의 문구다. 이 문구 중 일양이란 주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 군자의 도, 세상을 진동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영당은 이름난 사람의 화상이나 위패를 모신 사당을 일컫는다.

충북 제천에서 찾은 의암 선생의 편액 작품은 삼고초려 끝에 고향인 춘천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의암 선생의 편액 작품을 접한 유용태 강원고미술인연합회 고문은 “볕 양(陽) 자의 첫 획을 눈여겨보면 마치 왜놈의 가슴팍을 겨냥한 화살을 연상케 한다”며 “의암 선생의 항일정신이 유묵으로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고문과 고(故) 최승순 강원대 교수 등 강원 고미술인의 집요한 노력이 진귀한 보물들을 고향으로 환원시키며 그 가치를 일깨워준다.

유 고문이 집필한 '강원의美(미)' 제3집은 2002년 9월6일부터 2009년 8월9일까지 7년간 70여회에 걸쳐 강원일보 특집면으로 소개된 '유용태의 진귀품 감상'의 연재물을 다시 엮어 발간한 것이다.

의암 선생의 편액 작품과 차강 박기정 선생의 필첩 '한묵인연(翰墨因緣)' 등 항일정신이 오롯이 담긴 작품과 함께 강원인의 맑고 투명한 정신을 담은 진귀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에는 장인이 만든 정교한 솜씨의 관청 주도 공예가 아니라 그저 손재주 있는 사람이 집에서 쓸 목적으로 만든 어수룩하면서 토속적인 수집품도 대거 등장한다. 드러내지 않고 실용적이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강원인의 옛모습을 엿볼 수 있다.

유 고문은 “강원 민예의 아름다움은 숭굴숭굴하며 꾸밈새가 없고, 애써 겉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 속에 담은 함축미가 진정한 가치”라며 “강원의미 3집에서는 우리 선인들이 오래 아끼고 사용하던 유품, 사연이 담긴 것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저자 유 고문은 예맥고미술회와 강원고미술연합회, 한국고전연구감정위원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강원 고미술계의 기초를 정립하는 데 매진했다. 평생 모은 수집품 1만여점을 아낌없이 지역 내 박물관과 문학관 등에 기증,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고미술 수집가로서의 진정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최고 권위의 '제15회 동곡상(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강원일보사 刊. 306쪽. 3만5,000원.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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