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폭력으로 얼룩진 사회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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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희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한국 사회의 민낯을 글로 써 온 백정희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을 펴냈다.

영월 섭새강을 배경으로 한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를 비롯해 생수 공장의 취수 작업으로 마을이 가라앉는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작품 표절과 도용의 문제를 조명한 '진혼교향곡' 등 8편이 실렸다.

특히 소설집 제일 앞에 수록된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는 동강댐 건설과 유역 개발에 대항하는 서식지 동물들의 행동이 우화로 쓰여 눈길을 끈다. 낙동강 모래채취로 피난을 온 쏘가리와 메기를 비롯해 황금박쥐, 파랑새, 버들치, 까막딱따구리, 어름치 등 회의에 모인 동물들의 입을 통해 개발주의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생명들의 입을 빌려 나온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의 생태적 질서를 훼방놓는 인간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폭력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국가가 국가에게 가하는 폭력, 국가 권력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 개인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 인간이 자연에게 가하는 폭력. 인간에게 폭력을 당한 자연은 다시 인간에게 재앙이 돼 되돌아오는 폭력을 생각했다”고 했다. 푸른사상 刊. 312쪽. 1만6,500원.

이현정기자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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