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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9주년 특집-강원골프 현재와 미래의 닮은꼴 스타]메이저 퀸 빼닮은 `골프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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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홍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본보 주최 제20회 강원도골프선수권대회에서 김민별이 힘차게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한국골프 새 역사 쓴 김효주

본보 주최 도골프선수권서 두각

올 시즌 상금은 10억원 돌파

LPGA 에비앙챔피언십 제패

춘천 성원초등학교 김민별

올해 도골프선수권서 정상

전국대회 4차례 우승 휩쓸어

본보 창간 80주년때 LPGA 진출

'평행이론'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두 사람이 같은 운명을 겪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요즘 한국여자골프계에 나이는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두 선수가 있어 골프계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춘천 성원초교 4학년에 재학중인 김민별(10)과 원주 출신의 '메이저 퀸' 김효주(19·롯데). 요즘 뭐니뭐니해도 한국 여자골프계에 가장 핫 한 인물은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김효주다. 올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여자골프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김효주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2004년 강원일보사 주최 제10회 강원도골프선수권대회 최연소로 출전했다. 당시 인터뷰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고 밝힌 다부진 포부는 지금도 생생하다. 10년이 흐른 올해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그 약속을 지켰다.

그보다 9살 어린 김민별도 김효주의 10년 전과 비교해 전혀 손색없는 실력으로 천재적인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효주가 원주 교동초교 3학년 때 출전한 강원도골프선수권대회 첫날 4위에 올라 골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면 김민별은 3학년 때 당당히 3위에 입상, 시상대에 올랐다. 김효주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준우승을 차지해 첫 공식대회에서 입상했다면 김민별은 4학년인 올해 강원일보 창간 69주년을 맞아 개최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9년 선배 김효주에 한치 양보 없는 실력을 보였다. 4학년인 올해 성적만으로 보면 김민별이 김효주를 넘어선다. 올해 열린 6개의 전국 대회에서 우승컵 4개를 쓸어담았다. 사실상 올 시즌 여자 초등골프가 김민별의 독무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입문도 김효주와 비슷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7살 많은 언니가 이미 골프선수의 길을 걷고 있어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된 그는 아버지 김판형씨에게 골프를 하고 싶다고 했다. 호기심에 건네준 골프채가 선수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6살 때 집 근처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채를 처음 잡고 입문한 김효주와 닮은 부분이다.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마크를 단 김효주처럼 김민별도 이 같은 추세라며 내후년 상비군이 유력하다. 아버지 김판형씨는 지난해 딸 두 명을 골프 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워 민별이에게 골프를 그만하자고 했지만 “골프만 빼고 다 그만두겠다”고 울어 오히려 힘들어도 악착같이 뒷바라지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김민별은 부모나 프로코치가 하라고 강요해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연습하고 시합도 즐기면서 하는 것이 장점이다.

아버지 김씨와 김효주의 아버지 김창호씨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한 사이다. 김효주가 체력기르기로 알려준 매일 줄넘기 1,000회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김민별은 스스로 평소 자신의 롤모델을 김효주라고 할 정도다. 장래 꿈 역시 국가대표 태극마크와 LPGA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다. 김효주는 강원일보 창간 70주년을 맞는 2015년 LPGA무대에 진출해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긍정적인 평행이론이 들어맞는다면 김민별은 강원일보 창간 80주년을 맞는 2025년 쯤 LPGA에 도전할 수도 있다. 김효주에 이어 '강원의 딸' 김민별이 LPGA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는 기분 좋은 상상이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김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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