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잊지마세요…한국마라톤 전설

제15회 춘천호반마라톤 D-2

◇함기용 선수가 1950년 4월19일 제54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강원일보 DB

보스턴대회 제패 함기용 선생

우승 기념 2004년부터 열려

함기용 선생은 약관 20세에 제54회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를 제패하며 한국 마라톤의 위상을 세계 떨친 영웅이다. 1950년 4월19일 보스턴에서 열린 대회에서 2시간32분39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가 마라톤에 입문한 지 불과 4년 만에 일궈낸 쾌거였다.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가 고향인 함 선생은 1946년 16세가 되던 해 당시 전국을 순회하며 마라톤 꿈나무를 발굴하던 고(故) 손기정 선생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양정고 마라톤 부에 입단하며 '기왕 하는 것 세계 제패 한 번 해 보겠다'는 큰 비전을 품고 훈련에 매진했다. 쉬는 날 연습 파트너가 없으면 서울 시내 전차를 따라 서울역에서 노량진까지 달리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보스턴 신화는 그의 땀과 눈물로 맺어진 결실이었다.

함 선생의 금메달은 자주독립 국가에서 이룩한 진정한 금메달이었다. 스승인 손기정 선생은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했으나 일장기(일제강점기)를 달고 레이스를 펼쳤으며 앞서 서윤복 선생이 보스턴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른 1947년은 미군 정기였다. 함기용의 금메달은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한 역사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승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6·25전쟁이 터졌다. 고향에서 주민들과 기쁨을 나누지도 못했고 국민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갔다. 그러던 중 강원일보사와 춘천시가 2004년에 그의 우승을 기념해 춘천호반마라톤대회를 만들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는 춘천호반마라톤대회는 오는 15일 오전 9시 춘천 송암레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출발한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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