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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필리핀 코로나19로 루손섬 전격봉쇄…19일 밤 12시까지만 외국인 출ㆍ입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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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손섬 이외의 국제공항은 출ㆍ입국 제한 없어…한국 교민 상당수 귀국 서둘러

사진=최신 전 필리핀 강원도민회 사무총장[무단전제 및 DB 금지]

필리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천700만명이 거주하는 북부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 가운데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5명이나 발생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인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담화에서 "17일 0시부터 4월 13일 0시까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 즉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병사이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당국은 "루손섬 내 국제공항에서 3월 17일 0시 1분부터 3월 19일 자정까지 72시간만 외국인의 출·입국이 허용되며, 20일부터 루손섬에 있는 모든 공항을 폐쇄한다"고 했다.

단 이 같은 조치는 세부 등 루손섬 이외의 국제공항을 통한 입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불안해진 루손섬 한국 교민 상당수가 귀국을 서두르고 있지만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려워 애를 태우는 것으로 알려지자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국토교통부, 한국 국적 항공사 등과 72시간 안에 한국 교민을 이송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인회, 필리핀 이민청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현재 귀국 전세기 신청 교민이 5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대한항공은 17일 마닐라발 인천행 KE624편에 대형 기종을 투입, 좌석을 276석에서 338석으로 62석 늘렸다.

또 18∼19일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 3편과 19일 클락발 인천행 여객기 1편을 모두 대형 기종으로 변경해 256석을 추가로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도 18일과 19일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 4편과 18∼19일 클락발 인천행 여객기 3편를 모두 대형 기종으로 바꿔 868석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필리핀 국적 세부퍼시픽항공은 오는 19일부터 4월 14일까지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또 필리핀항공은 17일부터 4월 12일까지 국내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고, 국제선은 오는 19일 자정까지 운항을 계속한 뒤 20일부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봉쇄 기간 루손섬 주민들은 생필품과 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 자택에 격리된다. 또 대중교통 운송이 중단되고, 식료품 등을 공급하는 업소와 수출 업계 이외에는 모두 문을 닫는다.

군경의 삼엄한 감시하에 자가격리를 어기면 구금된다.

필리핀 전역에는 현재 8만5천명가량의 한국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루손섬에는 5만∼6만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파악하고 있다.

한인회 관계자는 "루손섬은 현재 준계엄 상태라고 보면 된다"면서 "필리핀 정부가 장비와 시설 부족으로 코로나19 감염자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지니까 극단적인 처방을 내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의료시설이 열악해 교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다 떠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루손섬 외에도 필리핀 중부 세부주와 남부 다바오시 등 대도시들이 잇달아 지역 봉쇄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87명으로 늘었고, 누적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치명률이 8.5%에 육박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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