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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강릉 동양자수박물관 존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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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혜 공예디자이너 강릉예술창작인촌 입주작가

오죽헌 옆에는 강릉 공예작가들의 작업과 체험 전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강릉예술창작인촌이 있습니다.

폐교였던 건물을 강릉시가 매입, 강릉 공예작가들에게는 전시와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는 공예작품의 제작 과정을 가까이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제공한 셈이지요.

하지만 개관한 지 10년이 됐고 올 연말 문을 닫습니다.

작가들은 강릉예술창작인촌을 청년 공예작가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시의 계획에 공감하고 퇴촌을 동의했으나 시는 임의적으로 용도를 변경했고 강릉예술창작인촌은 폐관됩니다.

강릉예술창작인촌뿐 아니라 강릉예술창작인촌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동양자수박물관도 퇴촌을 요구받은 상태입니다.

자고 나면 신기술, 자고 나면 신제품, 모든 것이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기술혁명의 시대입니다. 과학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강릉 또한 시대에 맞게 변모해야 하지만 그 빠른 변화와 경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한 땀 한 땀의 아날로그적 가치 역시 소중합니다.

복제도, 획일화도 쉬운 데이터 세상에서 지역은 지역만의 특색과 매력을 찾아야 합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강릉의 전통과 특색, 생활 속 미적 감각과 격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강릉공예, 강릉자수야말로 어쩌면 가장 지역친화적인 콘텐츠이며 세계화의 잠재력을 가진 자원일 수 있습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문화는 정량적 평가가 전부일 수 없습니다.

강릉예술창작인촌의 10년은 사라지지만 동양자수박물관은 존속되기를 부디 바랍니다.

동양자수박물관의 중심 컬렉션인 강릉자수는 강릉 어머니들의 오래된 이야기이고 솜씨이고 예술이며 현대적 관점으로도 무한한 확장성과 경쟁력을 가진 소중한 강릉입니다.

현재 동양자수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박물관 존속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릉의 문화이자 역사인 강릉자수를 지키기 위한 이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의 동참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박세혜 공예디자이너, 강릉예술창작인촌 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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