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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이 만난 사람-춘천 출신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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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위기 버틸 자금력 필요…코로나 완전 회복 2024년 전망”

◇지난 19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한국항공대에서 새로 취임한 허희영 총장(왼쪽)이 신형철 강원일보 경제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코로나 회복은 올해도 어렵고 내년도 어렵다. 2024년이 돼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희기자

코로나19로 2년간 전 세계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 그중 가장 심각한 곳은 항공 및 여행 분야다. 명절 연휴와 휴가 시즌이면 해외 여행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인천국제공항의 모습은 어느새 추억이 돼 버렸다. 항공산업 위축은 관련 산업의 하락으로 직결됐다. 국내 항공 관련 인력 공급에 가장 앞장선 한국항공대도 마찬가지. 항공산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한국항공대 총장에 춘천 출신 허희영 경영학부 교수가 취임했다. 지난 19일 한국항공대에서 허희영 총장을 만나 코로나19를 전후한 국내 및 강원도 항공산업과 함께 강원도 청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부터 말해달라=“1976년 춘천고를 졸업한 이후 줄곧 고향을 떠나 있었지만 늘 강원도와 춘천을 잊지 않았다. 강원도 출신에 자긍심을 느끼고 살아왔고 그래서 늘 고마움이 있다. 고향에 신세를 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최근 누리호가 발사됐고 UAM(도심항공교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향의 유력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돼 기쁘다. 또 올해가 한국항공대 개교 70주년이 되는 해다. 인터뷰를 통해 고향의 학생들에게 한국항공대를 적극 알리고 싶다.”

■한국항공대를 소개한다면=“한국항공대는 대한민국 민간항공의 역사 그 자체다.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조종사와 정비사 양성을 목적으로 부산에서 개교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민간조종사를 배출했다. 졸업생들이 항공관제사와 운항관리사, 정비사 분야에서 전문직으로 종사하고 있다.”

■총장으로서 목표가 있을 것 같다=“항공대 총장 선출 방식은 특이하다. 공고 후 지원, 발전 계획 발표 절차가 있다. 재단과 학생 및 구성원 등의 투표 절차도 있다. 그리고 총장추천위원회가 두명의 후보를 올리면 재단 이사회에서 결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의 발전 계획을 세세하게 외우고 발표해야 한다. 미국 방식이다. 총장 후보로서 ‘비전2025'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기 중 신입생 성적을 수도권대학 20% 이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대학평판도 20위 이내, 취업률 80% 이상 달성 등을 통해 전통 명문대학의 재건을 발표했다. 국제적으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우주대학을 목표로 한다.”

■대학 자체가 위기다. 극복 방안이 있는가=“앞으로 대학은 고객 지향적으로 변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 정원이 더 많다.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생존한다. 치열하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 대학 총장은 CEO 역할을 해야 한다. CEO로서 고객이 만족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학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지향적이어야 한다. 사립대는 더욱이 등록금을 받아 운영한다. 그동안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하고 입학하면 을의 입장이 된다. 그것을 깨는 것이 혁신이다. 항공대를 알리기 위해 대학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좋은 대학인 한국항공대가 입학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우주경제를 이끌 인프라 투자를 주창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유는=“우주경제는 항공과 분리된 새로운 영역이다. 우주산업은 인공위성과 발사체, 데이터 활용, 지상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인공위성이 보내는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위성인터넷과 GPS 내비게이션 등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2000년대를 기준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로 구분된다. 정부는 인프라에 투자하고 민간 자본이 우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항공업계가 전망하는 코로나19 회복 시기는 언제쯤인가=“항공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최근 데이터를 내놨다. 2024년이 돼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올해도 어렵고 내년도 어렵겠지만 서서히 회복 될 것이다. 완전 회복은 2024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등 불확실성과 변수가 등장하고 있지만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본다. 항공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다. 오미크론 확산 전까지 운용됐다가 중단됐지만 앞으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국내선은 많이 회복됐다. 우리나라도 하나하나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목에서 허희영 총장은 한국항공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관련 대학의 인기가 시들하다. 하지만 지금이 기회다. 지금 입학하면 5~6년 뒤에는 좋아질 것이다. 학생들이 불안해하지만 남학생의 경우 군대를 제대하고 졸업하면 항공산업은 회복된다. 시장의 구조조정과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빠르게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지역 관련 질문이다. 양양국제공항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김포와 제주, 김해공항 등을 제외하면 전국 15개 지방공항 중 12개 공항이 재정난에 빠져 있다. 양양공항의 활성화는 코로나19가 가라앉으면 회복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인프라 자산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02년 개항 후 20여년간 국제공항의 역할을 못 했지만 잠재수요가 확대돼 코로나19 이후 관광수요가 회복되면서 이용률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장기적으로 남북교류 시대에는 중요한 항공교통 인프라가 된다.”

■강원도 LCC ‘플라이강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취항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를 맞은 게 안타깝다. 그러나 항공운송업은 감염병뿐만 아니라 환율, 유가, 경기변동처럼 외부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다. 경영을 잘해도 어쩔 수 없이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은 위기를 버티는 체력이 필요하다. 체력은 곧 자금력을 뜻한다. 항공업계 모두가 고전 중이다. 더욱이 지금 국내 LCC 시장은 9개 항공사가 경쟁하는 공급 과잉으로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수요가 회복될 때를 대비해 차별화 전략과 원가 우위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노선과 마케팅 측면의 차별화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강원도는 도심교통항공(UAM)등 미래 산업에 관심이 높다.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현재 조금 앞서나간 점이 있지만 앞으로 10년 뒤인 2030년 이후에는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UAM 택시가 다니는 시대가 되면 항공의 역할은 전혀 달라진다. 강원도는 드론과 UAM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M은 교통에 활용되는데 산불감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도가 높다. 강원도는 UAM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향의 청년들에게 한말씀 해 달라=“지금의 어려움은 모든 청년에게 공통적이다. 10년, 20년 후의 다음 세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가치 있는 고민이다. 새로운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흐름을 따르는 밴드웨건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낙후된 점이 강원도가 가진 미래의 성장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허희영 총장은=

허희영 총장은 춘천 출신이다. 춘천고와 한국항공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객원교수, 한국항공경영학회 초대회장, 한국·몽골경상학회장, 한국관광학회 부회장, 항공대 경영대학원장, 한국항공대 CEO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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