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바쁜 일상에 쉼표를, 여유를 권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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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은·주정순·최덕화 작가
내달3일까지 춘천미술관 열려
커피 제공·편지쓰기 이벤트

◇각기 다른 색을 가진 세 명의 작가들이 다음달 3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커피 한 잔 할래요?'를 제목으로 전시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27일 춘천미술관 입구를 지나치니 고소한 커피 향이 코끝에 닿았다. 차분한 분위기의 전시장 한편에는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커피 머신이 놓여 있었고 흰 벽에 알록달록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우리, 커피 한 잔 할래요?”

커피 한 잔조차 여유롭게 마시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원영은·주정순·최덕화 3인 작가가 던진 따스한 물음이다.

갓 내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이내 그 색과 멋에 빠져드는 듯 했다.

전시는 주정순 작가의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림으로 시작됐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돌과 파랑새를 통해 그는 돌과 나의 관계, 더 나아가 세상과 나를 관찰한다. 또 희망을 꿈꾸며 날아가는 파랑새를 통해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잘 지내나요?''라며 안부를 묻는다.

◇'커피 한 잔 할래요?' 전시를 관람하고 나면 편지지에 편지를 쓸 수 있다. 관람객이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이어 사라지면 아쉬운 순간들을 그림에 담아낸 최덕화 작가의 작품이 펼쳐졌다. 그는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마음 깊이 담아 새기고 또 새기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했다. 최 작가는 화려하고 톡톡 튀는 색을 활용해 여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수박, 올챙이 참외, 방학과 같은 소재를 그림에 담았다.

재미난 그의 추억이 깃든 그림을 보다 보면 시원한 그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쉬고 있는 큰 눈망울의 여인을 만나볼 수 있다. 원영은 작가는 어릴 적 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현실 세계와 우리가 꿈꾸는 비현실 세계의 결합을 통해 마치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과 같은 큰 눈망울의 여인을 만들어냈다.

올해로 4회째인 3인3색전은 다음 달 3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커피 한 잔 할래요?''를 타이틀로 이어진다. 전시 주제에 맞게 시민들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이 끝나면 전시장 한 편에 마련된 그림 편지지에 잊고 지낸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각기 다른 색을 가졌지만 힘든 삶 속 위로를 건네기 위해 모인 작가들은 “인간이 가지는 놀라운 점은 절망적인 순간에서도 행복을 찾는 힘이 있다는 것”이라며 “바쁜 세상 속 쉼 없이 살아왔을 많은 분들이 커피 한 잔 마시며 전시를 감상하고 넉넉한 마음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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