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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악마의 독액’

중국 송나라 학자 양만리는 “물에 사람이 빠지는 것은 그 한 사람이지만, 술이 사람을 빠뜨리는 것은 자신을 빠뜨리고서 천하 국가에까지 이른다”고 말했다. 술과 관련된 우(禹) 임금의 일화는 ‘全國策(전국책)''에 실려 있다. 의적이라는 사람이 처음 술을 만들어 우 임금에게 바쳤는데, 우 임금이 마셔 보고는 그 좋은 술맛에 감탄했지만 “후세에 반드시 술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게 될 것이다”라고 경계하며 의적을 멀리했다고 한다. ▼소설가 이외수는 ‘감성사전''에서 술을 ‘일시적인 쾌락''을 담보로 영구적인 불행을 대부해주는 ‘악마의 독액''이라고 했다. 세계를 정복했지만 술 시합을 하다 32세에 요절한 알렉산더 대왕은 대표적인 과음 폐해 사례다. 주사가 심했던 중국 촉나라의 장수 장비는 술에 취해 곯아떨어지는 바람에 앙심을 품은 부하 장수 장달과 범강에게 살해되는 운명을 맞았다. ▼현대에 이르러 음주운전의 폐해는 심각하다. 2019∼2021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이는 25만7,217명으로, 전체 면허 취소자(66만8,704명)의 38.5%에 달한다. 특히 음주운전 재범 사고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이들 중 음주운전 재범자(2회 이상) 점유율은 2018년 7.5%(7,501명)에서 2021년 10.5%(8,882명)로 현저히 늘었다. 최근 4년(2018∼2021년)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두 번 이상 낸 운전자는 1,197명이었다. 2019년에 ‘윤창호법''이 생겨 시행된 후에도 전체 음주사고 운전자 중 재범자 점유율은 2021년 4.7%로 2018년 4.2%에 비해 0.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화재 자료). ▼앞으로 음주운전은 사실상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수준으로 높은 사고 부담금이 부과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새로운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이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음주운전은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삶까지 한순간에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는 범죄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다.

권혁순논설주간·hsgw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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