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소기업·소상공인 지원센터를 만들자

양오석 강원대학교 경영경제학부

코로나19 사태로 정부나 지자체가 앞다투어 대출상환 연기, 재난지원금 지원 등과 같은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기업·소상공인들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정책이 가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아쉬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최근 몇몇 단체 관계자들이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센터가 설립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원주시의 경우 시 단위에서 내년 설립을 목표로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센터 건립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 원주시장의 공약 사업의 하나라고는 하지만 우리 강원도 18개 시·군이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중차대한 정책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를 바꿀 시점이다. 강원경제의 9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매우 시급하다고 말할 수 있다.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원스톱 센터의 주요 기능은 창업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고려되어야 한다. 우선 창업 이후에는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지원정책 안내, 자금조달 전략을 위한 컨설팅 지원(적정 부채규모, 금리 리스크노출 등), 환율변동에 따른 환노출 관리 컨설팅 지원,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급사슬 관리 컨설팅 지원, 신규 노동 이슈(근로시간제, 최저임금제)에 대한 컨설팅 등이 지원센터의 기본 활동 영역이다.

한편 창업 이전에는 창업 준비를 위한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센터의 주요 기능이 될 것이다.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창업 준비 외에도 비즈니스 경쟁전략 수립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이제는 시장변화를 재빠르게 읽어내는 ‘동태적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리스크가 발생하면 한방 얻어 맞고 빨리 회복할 줄 아는 ‘회복력(리질리언스)’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정작 소기업·소상공인들은 리질리언스가 뭔지 개념조차 알기 쉽지 않다.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센터는 하드웨어적 접근법과 소프트웨어적 접근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사업장마다 필요한 디지털 전환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홈페이지 고도화, 라이브커머스, 고객 빅데이터 분석,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 등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위한 SW 지원사업도 필요하다. 또한 지원센터 설립은 강원도 차원에서 관리하고 18개 시군에서 현장중심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신용보증재단 중앙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관련 단체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그리고 최근 지역대학교들이 수주한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하여 지역혁신 및 창업 지원사업에 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과 교육의 콜라보’도 필요하다. 지역인재양성 프로그램에는 청년 취업을 위한 규모를 갖춘 기업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필요한 사업장 운영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창업 실패율도 줄일 수 있다. 소기업·소상공인이 지역대학교와 상생하는 양방향 활동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는 창업동아리도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함께한다면 아이디어와 기업가정신이 경험적 지식을 만나 안정성을 누린다는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대부분은 청년 취업률을 높이는데 전전긍긍할 뿐 청년들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펀더멘털을 갖추도록 하는 시스템 수립에는 관심이 적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는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에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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