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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원포럼]아동보호시설 변화·관심 필요

최현숙 상지대 명예교수 도 아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아동인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동의 존재가 소중해 한때는 ‘소황제’란 말로 아동을 귀하게 대하다 보니 이에 따른 버릇없음 등 일상생활 훈련과 양육 문제가 커진다고들 걱정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왜 이렇게 날마다 아동학대 등 문제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그 양상이 포악해지는지 뉴스를 보며 슬프기 짝이 없다. 화제가 됐던 영화 ‘브로커’도 아이를 낳아 기르다 양육을 포기하는 젊은 엄마와 베이비박스, 아동 인신매매를 소재로 하고 있어 착잡하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자문위원으로 오래 활동하다보니 시설보호아동의 실태를 자세히 들을 기회가 꽤 있는데 일반 사회복지사나 생활지도원 등 시설종사자로서 다루기 쉽지 않을 정도로 아동들 사이에 난감한 사건이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시설에서의 아동보호는 대부분 부모의 심각한 방임을 포함하는 다양한 아동학대로 인한 가정과의 분리로 시작되는 만큼 아동들은 입소 당시부터 심리적·개인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아동들 중에는 정서적 장애, 일상생활 훈련 부족, 분노조절장애, 인간관계 문제, 도벽, 낮은 지능 등 특수한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종종 입소 아동 간 성 문제가 생기거나 성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보호아동의 수가 줄어드는 경향인 반면, 종사자의 노동 강도와 어려움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2021 아동복지시설 현황(기준일 2020년 12월31일)’에 의하면 강원도의 아동복지시설은 아동양육시설 8개, 일시보호시설 2개로, 정원이 494명이지만 보호아동 인원은 286명으로 정원의 58% 수준이다. 보호 대상 아동의 지속적 감소는 얼핏 보면 좋은 현상일 수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제는 단순하게 일반적인 집단보호로는 아동들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우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안정적인 보호를 위해 다음의 내용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에게 개별 거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원가정에서 환경적 어려움을 경험한 아동을 집단적으로 기거하도록 하기보다는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개별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현재는 정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과 일반 아동이 함께 동거하며 생활하고 있어 양쪽 아동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처음 입소해 시설 적응에 필요한 시간을 가질 물리적 공간을 제공, 차츰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안정된 상담과 치료 과정을 거쳐 통합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아동의 문제를 상담·치료할 소규모 전문보호시설 설치가 긴급하게 필요하다. 다양한 문제 유형별로 전문사회복지사, 전문상담사나 치료전문가가 배치되는 소규모 전문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정원이 채워지지 않아 비어 있는 시설을 소규모화하고 보호아동의 특성별로 각각 별도로 운영하고 보호 및 치료의 세분화, 전문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인구절벽의 시대에 우리는 한 명의 아동이라도 더 건강한 어른으로 키워내야 하지 않겠는가.

넷째, 다양한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이에 알맞은 훈련된 종사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정부는 물론 국가적인 예산 배정이 필요하겠기에 정책 및 입법 전문가들의 관심과 노력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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