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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 예스러운 멋 고건축 예향도시 강릉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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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선교장과 해운정

◇강릉 선교장의 1970년대 모습. 활래정과 본채 사이에 논과 밭 그리고 왼쪽의 초가집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릉의 고건축은 예스러운 멋을 보여주며 역사와 문화가 깃든 예향의 도시 이미지를 만든다. 그중 선교장(船橋莊)과 해운정(海雲亭)은 대표적인 고건축물이다.

선교장은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99칸의 사대부 집안 주택이다. 1967년 4월20일 국가지정 국가민속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다. 효령대군의 11대손인 가선대부 무경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졌으며 10대에 걸쳐 증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전에는 경포호수를 가로질러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 다녔다 해 ‘배다리마을’이라는 의미의 선교장이라 명명됐다. 선교장 터는 하늘이 족제비 떼를 통해 점지했다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안채·사랑채·행랑채·별당·정자 등 민가 건축물의 특징과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옥 백화점이다. 1700년 이전에 건립된 안채는 이내번이 지었으며, 선교장의 건물들 중 가장 서민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안채의 오른쪽으로 연결돼 있는 주인 전용의 별당 건물인 동별당은 이근우가 1920년에 지은 ‘ㄱ’자형 건물이다. 열화당은 사랑채로서 순조 15년(1815년)에 이후(李厚)가 세웠으며, 도연명의 ‘귀거래사’ 중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열화당 앞면의 러시아식 테라스는 당시 유행하던 건물 양식을 보여준다. 안채와 열화당 사이에는 서재 겸 서고로 사용되던 서별당이 있다. 대문 밖 바깥마당의 남쪽으로 위치한 넓은 인공연못에 서 있는 활래정은 열화당을 세운 다음 해에 지었다. 돌기둥이 받치고 있는 마루가 연못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누각 형식의 ㄱ자형 건물이다.

◇강릉 해운정은 강릉의 대표적인 고건축이다. 도로 건설 등의 이유로 사라진 논과 소나무들이 옛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선교장은 낮은 산기슭을 배경으로 독립된 건물들을 적당히 배치됐고 각 건물의 구조도 소박하게 처리함으로써, 집 밖의 활래정과 함께 자유스럽고 너그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또한 소장하고 있는 여러 살림살이는 옛날 강릉지방 사람들의 생활관습을 알아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강릉 해운정의 현시대 모습. 많은 관광객이 역사, 문화 탐방을 위해 찾고 있으며, 다양한 인문·예술 행사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강릉 선교장의 현시대 모습.

1970년대 초 촬영된 사진에서 선교장 앞은 초가집이 몇 채 보이고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뒤편으로는 소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강릉시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 회화나무도 보인다.

강릉 해운정은 선교장에서 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져 같은 강릉 운정동에 위치해 있다. 1963년 1월21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83호로 지정됐다. 해운정은 조선 중종 25년(1530년)에 어촌 심언광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1788년 정조대왕의 어명을 받들어 강원도 산수를 화폭에 담으러 온 두 화원의 방문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강릉시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해운정 방명록에 ‘김홍도 김응환 두 화원이 戊申年(무신년) 8월9일 어명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와서 그렸다’는 글귀가 남아 있다. 해운정에서 남긴 방명록은 김홍도 일행이 강릉에 도착한 일시와 50여일의 그림 여행 과정을 추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해운정은 강릉 오죽헌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이다. 건물 앞에 내걸린 현판의 글씨는 송시열의 글씨이며, 내부에는 율곡 이이, 권진응, 명나라 사신 공용경, 오희명의 글이 걸려 있다.

조선 시대 상류 주택의 별당 건물로 3단으로 쌓은 축대 위에 남향으로 지어졌다. 규모는 앞면 3칸·옆면 2칸으로 안쪽의 오른쪽 2칸은 대청이며 왼쪽 1칸은 온돌방이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 자 모양의 팔작지붕으로 꾸몄고, 대청 앞면에는 문을 달아 모두 열 수 있게 했다. 건물 주위에는 툇마루를 둘러 놓았다. 과거에는 경포호가 멀리 바라다보이는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지형이 변해 호수와 바다를 보려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사진 속 해운정은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자 앞에는 자그마한 연못과 함께 소나무가 운치 있게 서 있고 그 옆으로 논이 있다. 지금은 건물 앞에 도로가 생기면서 소나무와 연못, 논이 모두 사라졌다. 옛 건물은 주변의 풍광이 살아 있을 때 그 존재의 의미를 더한다. 1970년대 사진 속의 선교장과 해운정은 왜 이 두 건축물이 강릉의 대표적 명소인지를 보여주는 중요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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