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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싱크홀 사고 건물 붕괴, 지하 안전관리체계 구축해야

지난 3일 양양군 강현면 낙산해수욕장 인근 공사 현장에서 가로 12m, 세로 8m, 깊이 5m의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해 주변 편의점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이 때문에 편의점 주인과 현장 인근 숙박시설 투숙객 96명이 대피했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싱크홀이 생긴 곳 일대는 올해 초부터 싱크홀이 여러 차례 발생해 수도관 복구 작업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군 등에서는 터파기로 흙을 퍼내면 지하수가 공사 현장으로 쏠리는데 이 때문에 싱크홀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주민들이나 피서객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여러 번 싱크홀 추정 사고가 반복됐다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이다.

싱크홀이라 불리는 지반 침하 사고는 하수관이나 상수관 파열이 건수로는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한다. 하지만 굴착 공사로 인한 싱크홀의 평균 피해 면적 규모는 하수관 손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하수관이나 상수관은 지표면에 비교적 가까워 피해 범위가 한정적이고 복구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건물이나 구조물 신축을 위한 터파기 부실 결과는 단순히 구멍이 뚫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제의 현장뿐만 아니라 주변 건축물의 구조적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바다를 끼고 발달한 동해안에는 가뜩이나 연약지반이 많다. 이번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곳도 해수욕장 인근 지반 연약 지대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암반보다 모래가 많고 바닷물 유입 위험이 높아 다른 지역보다 시공이나 관리감독이 더욱 중요한데 이를 소홀히 한다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해안에는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생활형숙박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 중에는 땅을 수십m씩 파야 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거나 계획돼 있다. 유사한 싱크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 땅 밑 부실 시공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와 같다. 지하 안전관리체계를 서둘러 확립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양양 사고를 계기로 일선 지자체에서는 각종 공사 현장은 물론이고 인근 노후 건축물과 취약한 기반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 실시를 검토해야 한다. 지하 공사와 관련된 건축 요건을 더욱 강화할 필요도 있다. 싱크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노후 하수관과 상수관 문제도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사전·사후 평가와 관리 지침을 구체화해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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