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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 8월 중 정점 찍고 하락세…내일부터 항체치료제 '이부실드' 투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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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재유행이 이달 안에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정점의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휴가철이 아직 한창이라는 점이 변수다. 하락세로 전환한 유행이 휴가철이 지나고 일시적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여러 연구진이 이달 중 정점이 온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달 첫째 주나 둘째 주 사이에 정점을 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빠르면 이번 주에 하락세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가철 효과'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휴가철에는 검사 건수가 감소해 확진자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휴가철이 끝나고 일시적으로 상승세가 될 수 있다면서도 "8월 중에는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점 시기를 이달 중하순으로 예상했다.

천 교수는 "다음 주까지는 확진자가 조금씩 늘어 하루 13만∼14만명 정도 나올 것"이라며 "문제는 휴가 기간에 감염된 분들이 검사를 거의 안 받다가 휴가 뒤인 중하순에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집계치보다는 확진자 수가 최소 2∼3배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분들을 통한 고위험군·시설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며 "정부는 숨은 감염자까지 계산해 방역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휴가철이 끝나는 이달 말 정도부터는 확진자 수는 감소할 것"이라며 "그러나 8월 말, 9월 초까지 2∼3주 간격을 두고 중환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예상보다 정점이 낮지만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유행세를 보면 증가 폭이 감소했다가 최근 점차 다시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주 단위로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은 둔화했지만, 이번주 들어 1주 단위 배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주 전 대비 각각 1.25배→1.13배→1.19배→1.22배→1.32배로 증가 폭이 다시 조금씩 커졌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휴가철 이동·모임 증가로 감염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래도 올라가는 정도가 감소하니 언젠가는 1에 수렴할 것"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로 따지면 1.0에 도달한다는 것으로, 그 시기가 바로 정점이며 이후 감소 추세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재유행의 최대 변수로 주목받았던 BA.2.75 변이,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의 영향력은 당초 우려보다는 덜 위협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 우세종인 BA.5보다 면역 회피성과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 BA.2.75 변이는 지난달 14일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지난 5일까지 총 16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BA.5 변이 유행의 정점 직후에 BA.2.75 변이 유행으로 또 다른 정점이 등장하는 '쌍봉형 유행 곡선'이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현 BA.2.75 확산 추세로 미뤄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정점을 지난 오미크론 유행 때 많은 감염자가 나왔고, 아직 면역력이 유지되고 있어 이번 유행에서 감염될 수 있는 인구집단 수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재감염자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5% 내외로 많지 않다.

그러나 새롭게 4차접종 대상에 포함된 50대의 4차접종률이 저조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인구의 면역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국, 영국처럼 감염자가 줄지 않고 유행이 지지부진하게 유지될 가능성도 있고,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처럼 유행이 현저하게 줄었다가 5∼6개월 후 다시 재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도 이르면 11월 다음 변이로 인한 새 유행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다음 유행도 3∼6개월 주기로 반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지나가더라도 다음 유행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여전히 감염병 전담병원에 의존하는 등 일상적 의료대응체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부분들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내일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의 투약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맞아도 항체형성이 잘되지 않거나 백신을 맞기 힘든 중증 면역저하자가 투약 대상이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제조한 '이부실드'(EVUSHELD)는 체내에 직접적으로 항체를 주입해 면역 효과를 주는 코로나19 예방용 항체치료제다. 예방 목적의 치료제이기 때문에 감염자를 치료하는 '팍스로비드' 등 기존의 치료제와는 다르다.

방역당국은 올해 총 2만회분의 이부실드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 6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 등을 거쳤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려운 혈액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선천성(일차) 면역결핍증 환자 등 면역저하자, 접종 이상반응으로 백신을 맞기 힘든 이들이 투여 대상이다.

또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어야 이부실드를 맞을 수 있다. 지정된 200여개 의료기관에서 투약을 하게 된다.

근육 주사로 체내에 투여하면 수 시간 내에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효과는 최소 6개월 동안 지속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워싱턴대학 등의 연구에 따르면 면역저하자 중 이부실드 투약군이 비투약군에 비해 감염률이 93% 감소했다. 감염되더라도 투약군은 중증 및 사망발생이 50% 줄었다.

오미크론 변이 BA.1, BA.2에 대해 감염 예방 효과가 있었고, 특히 BA.2에서 더욱 강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최근 등장한 BA.4, BA.5 변이에 대해서도 BA.2와 유사한 수준의 중화능력이 확인됐다.

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 중대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일부에서 두통, 피로감, 기침 등 경미한 부작용만 보고됐다고 방역당국은 전했다.

방역당국은 "이부실드는 면역억제치료 환자 등 일부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며 "주요 적용 대상인 환자들이 다니는 병원에서 대부분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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