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종홍칼럼]'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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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100일, 국정 동력 회복 주목
국정 지지도 석달만에 20%대는 민심의 거울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통합 리더십 발휘해야

권력 다툼에 국민은 실망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연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현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향후 국정 구상을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 동력 회복과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올 3월9일 실시된 대선에서 48.5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석달만에 국정 지지도는 20%대로 추락하며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 대통령처럼 취임 초반 지지율 20%대를 기록한 역대 대통령은 2명이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과 촛불집회 확산 등으로 집권 초반부터 지지율이 21%까지 떨어지며 고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폭등과 야당의 공격 등으로 60%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취임 1년도 안 돼 20%대로 내려갔다.

 우리나라는 현재 총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국면을 거치면서 가계 부채,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최근엔 수재(水災)까지 겹쳤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고 미국은 긴축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어 물가 상승의 충격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혀 해결이 쉽지 않은 위기 상황이 민생 파탄으로 이어질 지경이다. 국정의 부담은 이처럼 커지고 있는데도 정부 요직의 검찰 편중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 여권 내 권력투쟁과 대통령의 사적 문자 노출, 설익은 정책 추진과 국민 반발, 급기야 여당 의원의 망언까지 혼란의 연속이다. 경제 위기 속에 권력다툼이나 벌이는 집권 여당의 모습에 국민의 실망은 커지고 있다. 이제부터 윤 대통령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의 환희는 잊어야 한다. 심기일전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래 지향 리더십 필요한 때

 대통령을 향한 인기나 지지율은 공중을 나는 새털과 같다.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초반 1년 동안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등에 힘입어 70~80%대를 기록한 뒤 서서히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래도 50%를 오르내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5년차 접어들어서도 비교적 높은 35%로 바닥을 찍은 뒤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지지율의 함정이다. 지지율이 대통령 평가에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국정 수행능력의 척도는 아니지만 민심의 거울로서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단임제 대통령에게 국민의 지지는 곧 국가를 운영하는데 큰 힘이 된다. 지지도가 급격히 추락하면 조기에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위기의 고착화냐, 재도약이냐를 가를 분수령이다. 경제와 민생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국가와 국민은 미래를 도모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면서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이제부터 소통과 통합을 위한 자신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국민만 보고 가는 대통령이라면 ‘국민을 위한 정치’뿐 아니라 ‘국민에 의한 정치’도 함께 펼쳐야 할 때다. 훌륭한 대통령이 되려면 자신이 갖고 있는 비전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 지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영국 총리 처칠의 설득력은 그의 탁월한 웅변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탄탄한 논리와 주목할 만한 업적이 뒷받침해주지 않았다면 오늘날까지 명성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비전을 계승시키려 하지 않았고, 김영삼 대통령은 환경변화에 대한 예측에 실패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파트너십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윤 대통령은 가슴 깊이 새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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