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1초’에 달린 ‘1학기’ 대학교 수강신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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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 번으로 수강 여부 결정, 실패 학생들 불만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까지 등장 개선 목소리 높아져

17일 오전 9시50분께 강원대 인근의 한 PC방이 수강신청을 앞둔 대학생들로 가득 차있다.

17일 오전 9시50분께 강원대 인근의 한 PC 방. 100여개 좌석이 꽉 차 만석이 된 이 곳은 전운이 감돌 듯 긴장감과 적막감이 흘렀다. 대학생들이 오전부터 PC방을 찾은 이유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2학기 수강 신청' 때문이었다. 이른바 '광클(마우스를 매우 빨리 클린한다는 뜻)'을 해야 원하는 과목을 신청할 수 있고, 1초라도 앞서기 위해 컴퓨터 사양이 좋은 PC방으로 몰린 것이다.

강원지역 대학가가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광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느냐 여부가 결정되면서 시스템 개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대는 2년째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까지 운영 중이다. 광클로 얻은 수강 권한을 몰래 거래하는 학생들도 나오면서 나온 조치다.

재학생 이수영(22)씨는 “수강신청도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동일한 조건에서 선착순 경쟁을 하도록 서버를 관리하지 못한다면 수강신청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림대생인 유현우(23)씨는 지난 16일, 2학기 수강신청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PC방을 찾았지만 강의 절반을 놓쳤다. 유씨는 “거금의 등록금을 내는데도 매번 듣고 싶은 강의를 듣지 못해 교수님께 사정하는 것도 지겹다”며 “매학기 수강신청에 실패한 과목들이 쌓여 졸업 직전까지도 학점을 꽉 채워 들어야할 판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내 대학들은 수강신청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자 대책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 한림대는 강의별 수요조사를 통해 단과대별로 수강인원 증원 관련 협의를 매학기마다 진행 중이다. 강원대를 비롯한 도내 9개 대학은 수강희망과목을 예약할 수 있는 장바구니 제도를 수년째 운영하며 보강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수요가 쏠리는 과목에 대해 분반을 추가하거나 강의실 규모를 확장하는 등 선제 조치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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