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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생물이야기]정맥피는 파란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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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명예교수

피에 산소 적고 노폐물 많아

동맥피에 비해 덜 붉게 보여

손등의 혈맥(혈관·blood vessel)에도 동맥(動脈·artery), 정맥(靜脈·vein), 모세혈관(毛細血管·capillary)이 흐른다.

그중에서 동맥은 깊은 곳에 흐르고, 모세혈관은 워낙 가늘어 물론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얕은 곳을 흐르는 정맥은 동맥보다 아주 두껍고, 피의 흐름이 매우 느린 탓에 불룩하다. 또 피부 가까이에 흐르기에 푸르스름한(bluish) 색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정맥에는 동맥보다 산소가 적게 들었기에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만일 동맥이 정맥 자리에 흘러도 푸르게 보일 것이다. 정맥피에는 산소가 적고, 노폐물이 많이 들어있어 생생한 선혈(鮮血·bright red color)인 동맥피에 비해 약간 덜 붉은 적갈색(dark red dolor)일 따름이다. 맹세코 이 세상에 푸른 피란 없다.

다시 말하면 살갗 가까이에 흐르는 정맥혈관이 실제로는 붉으면서도 살갗에 보이는 핏기(혈색)가 푸르스름하게 보인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서 광선과 피, 피부와의 상호작용 때문에 생기는 복잡한 물리적 현상이다. 피부는 어느 파장의 빛을 많이 흡수하지 않아 늘 흰색인데, 혈관 속의 피는 붉은 색보다 푸른색을 더 많이 반사하기에 푸르죽죽하게 보인다고 한다. 교과서 등에서 동맥은 붉은색으로 칠하고 정맥을 푸르게 한 것은 이해를 돕자고 하는 것이지 결코 실제로 피가 붉고, 푸른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그것을 보고 실제로 그럴 것이라고 믿게 되니 그것을 ‘오개념(誤槪念·misconception)’이라 한다.

이러나저러나 사람이 칠십은 산다면, 대략 22억 1,000만 번의 맥박(심장)이 뛰고, 그러고 나면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너무 심하게 운동하거나 자주 화내고, 근심 걱정을 많이 하면 박동 수가 늘어나 정해진 횟수를 빨리 채워버리기에 일찍 죽게 된다. 참고할 것이다. 이렇듯 길고도 짧으며, 부질없고 미미(微微)한 한살이(일생· 一生)인 것을 가지고 다들 천년만년이나 살 것처럼 아등바등한다. 선생복종(善生福終)이란 말이 있다. 단연코 착하게 살다가 곱게 죽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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