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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통치자의 자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30만명 규모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일부에서는 징집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노인과 환자, 장애인까지도 징집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우리는 총알받이가 아니다”라며 동원령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징집을 피해 탈출하는 행렬도 인산인해다. 동원령 선포 이후 1주일 사이 카자흐스탄의 국경을 넘은 러시아인은 약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외신은 추산했다. 푸틴이 이제는 러시아 국민마저 조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이 27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렸다. 그러나 같은 시간 곳곳에서 국장을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아베 사후 불거진 자민당-통일교 유착 논란과 우리 돈 165억원에 달하는 국장 비용 때문이었다.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보수·우익 세력의 구심점이었던 아베의 마지막은 분열과 갈등의 갈라진 일본이었다. ‘조문 외교’를 이유로 국장을 강행한 기시다 내각 지지율 역시 20%대까지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도중 빚어진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후폭풍도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정기국회는 곳곳에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위기에 따른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또다시 정쟁에 묻힐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한 윤 대통령이다. ▼다산 정약용이 강조한 통치자의 자질이 가슴에 와닿는다. “아무리 좋은 능력도 도덕성을 갖추지 않으면 국민에게 해가 된다. 도덕성을 가진 후라야 전문성도, 개혁성도 가치가 있다”고 했다. 영국의 정치 지도자 윈스턴 처칠 전 총리는 “지도자는 국민에게 항상 진실을 말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자신의 신념을 관철할 수 있다”고 했다. 시대가 바뀔수록 통치자의 자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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