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고물가와 경기 악화 영향으로 강원도내 소비 활동이 얼어붙었다. 제조업체들은 생산된 제품이 판매되지 않아 재고가 늘어나는 등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지난 30일 발표한 ‘강원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도내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91.9(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12.1% 감소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월(-12.5%) 이후 가장 큰 하락이며 8월(–3.4%)과 9월(–7.9%)에 이어 낙폭도 키웠다. 통상 도민들의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이 지수가 석 달 연속으로 하락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19년 2~7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방문 빈도가 높은 대형마트의 10월 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4.2%나 감소했다. 이는 2018년 10월(-19.3%)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품목별로는 가전제품·화장품·음식료품 등의 항목에서 감소 폭이 컸으며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신발·가방 판매는 늘었다.
10월 강원지역 제조업 재고지수는 전년동월대비 8.0%, 전월 대비 5.8% 증가했다. 재고율은 한 달 새 8.8%포인트나 늘어난 134.1%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월(140.1%)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재고율 상승은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 생산된 물건이 창고에 계속 쌓이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호황을 보였던 민간부문 건설수주 역시 전년동월대비 58.7% 급감하면서 전체 건설수주 역시 1년 전보다 2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내 생산과 출하는 각각 0.6%, 1.0% 증가했다. 자동차부품, 음료 등의 생산 및 출하가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서민 생활과 밀접한 김치, 라면 등의 식료품은 생산과 출하 모두 감소했다.
최덕진 강원지방통계지청 팀장은 “물가 상승에 더해 금리 인상으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가격대가 높은 가전제품 등의 소비가 줄었다”며 “기업들의 생산품 재고량도 늘어나는 등 추후 경기 상황이 위축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