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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CC듀오’ 손흥민·황희찬, 강원전사의 명맥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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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손흥민과 황희찬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CC(춘천) 듀오’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한국의 16강을 이끌며 앞서 월드컵에 나섰던 강원도 출신 전설들의 명맥을 이었다.

한국은 지난 3일 0시(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의 승리를 이끈 결승골은 춘천 출신의 두 프리미어리거가 합작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70여m를 홀로 드리블했고, 박스 앞에서 침투하는 황희찬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황희찬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이 골로 한국은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한국 공격의 핵심으로서 대회 전부터 맹활약이 기대됐었다. ‘에이스’이자 ‘캡틴’인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였고, 한국에서 가장 돌파력이 좋은 황희찬은 ‘돌격대장’으로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 것이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부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손흥민은 지난달 초 소속팀 경기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황희찬도 대표팀 합류 전 당한 햄스트링 부상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황희찬은 1, 2차전을 모두 결장해야 했고, 손흥민은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지만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탓인지 포르투갈전 전까지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서 포르투갈 수비에 둘러싸인 손흥민이 옆에서 쇄도하는 황희찬을 향해 어시스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들은 한국이 가장 필요로 했던 순간 ‘스타 플레이어’ 기질을 발휘했다. 포르투갈전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잇따라 유효슈팅을 날리며 포르투갈을 위협했고, 황희찬은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포르투갈을 괴롭혔다. 그리고 이들은 끝내 한국의 16강행을 이끈 결승골을 합작하며 영웅으로 거듭났다.

이번 골은 이들에게 여러 기록도 안겼다. 월드컵에서 첫 어시스트를 기록한 손흥민은 월드컵 통산 공격포인트 4개(3골 1도움)째를 기록하며 최순호(1골 3도움)와 함께 역대 한국 선수 공격포인트 공동 1위에 올랐다. 교체 투입 26분 만에 득점을 터트린 황희찬은 안정환(27분)을 제치고, 역대 월드컵 교체 후 최단 시간 결승골 기록을 갖게 됐다. 또한, 1962년 로널드 플라워스에 이어 울버햄프턴 소속으로 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9%의 16강 진출 확률을 뚫고, 한국의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신화의 주역이 된 손흥민과 황희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2년 4강 신화를 달성했던 이영표(홍천 출신), 이을용(태백 출신), 설기현(정선 출신) 등 강원도 출신 스타들의 발자취를 뒤따르게 된 이들은 이제 원정 월드컵 첫 8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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