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무용가 최승희 “역사적 평가마저 폄하말라”

친일명단 포함 검토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오는 8월 발간 예정인 친일인명사전에 홍천 출신 무용가 최승희를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천군과 기념사업회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편찬위 측은 무용가 최승희가 일제강점기인 1937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현재 가치로 3억∼4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국방헌금’을 일본에 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2005년 1차 명단에 이어 올해 2차로 발표되는 친일명단에 최승희를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6년부터 최승희의 고향 홍천을 모토로 ‘최승희춤축제’ 등 선양사업을 벌이고 있는 홍천군과 기념사업회 측은 당혹감을 나타내며 “설령 최승희가 친일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최승희는 물론 그의 춤이 가진 역사적 평가마저도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승희는 일제강점기 미국과 유럽 등 수많은 해외공연에서도 자신이 한국인임을 내세우며 한국 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소개하는데 열정을 쏟았다”며 “더욱이 당시 최승희는 일본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의미의 창씨개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최승희의 행적 등을 종합해볼때 국방헌금은 일본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행한 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해 2차 친일명단에 그를 포함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기념사업회측은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군은 올해 2억여원을 들여 제3회 춤축제를 기획하고 있으며 군수가 조직위원장, 김동호 전 문화부차관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용가 최승희기념사업회’를 조직해 지난달 말 2년간의 노력 끝에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법인 등록을 마쳤다. 홍천=류재일기자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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