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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포털의 노무현

포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인터넷에 등장한 포털은 정보를 분야별, 영역별, 주제별로 구분해 제공한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과반수 이상이 이곳의 뉴스 서비스를 이용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07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만 6세 이상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58.5%가 포털로 뉴스를 검색했다. 반면 신문사 사이트는 37.5%, 방송사 29.3%, 인터넷신문사는 28.4%에 그쳤다. 포털이 인터넷 뉴스의 관문으로 자리를 확고히 굳힌 셈이다. ▼포털의 이러한 파괴력은 미디어와의 결합이 결정적이었다. 단순히 평면적 융합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포털 저널리즘'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공급은 물론 수용자의 뉴스 접근성과 여론 형성 과정에 변화를 유도하면서 이미 중요한 행위자로 등장했다. 뉴스 서비스 이외에 메일,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쇼핑, 커뮤니티 등도 제공한다. 그 규모는 갈수록 거대화됐고 전문 포털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네티즌이 포털에 머무는 시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랭키닷컴은 '네이버' 접속자들이 하루 평균 42분37초 머문다고 밝혔다. '다음'은 31분11초였다. '인터넷의 공룡'이라고 불릴 정도로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의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에 올라온 추모 사이트가 그러하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중계는 사이버 공간을 뜨겁게 달구며 자발적 분향을 유도하고 있다. 전국적인 추모 행렬을 불러오는 데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추모글 남기러 가기' '노무현 UCC' '아고라'에는 방문자가 급증하고 있다. 1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사이버 애도 물결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로고 앞에 국화꽃을 얹었다. 색상도 흑백으로 갈아입혔다. '추모 모드'다. 날 선 표현도 적지 않다. 험악한 분위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쏟아진다. 조문 행렬이 '국론분열'로 이어져선 곤란하다. 어쨌든 '인터넷 대통령'의 서거에 걸맞은 추모 열기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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