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의사도 못 구하는 강원도의 의료환경

도내 종합병원마다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거의가 수도권 소재 병원으로 몰리면서 일부 과목은 아예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나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 지역의 의료기관이 이러니 군 지역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의료체계가 무너지며 도민의 건강이 위협받을 지경이다.

전공의 모집 실태를 보면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진다. 강원대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원주기독병원은 전문의 모집 공고를 냈으나 정원조차 채우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소재 병원에 대거 지원해 모집 인원을 초과한 것과 비교된다. 진료과목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하다. 원주기독병원은 외과 정원 4명 중 1명만이 지원했으며 산부인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도내 의료 환경의 현주소다.

이는 문 닫는 병원의 증가로 이어진다. 지방 중소병원의 폐업이 해마다 느는 추세다. 여기에다 전문 인력이 수도권 병원에 밀집되면서 지역 의료기관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가벼운 질환도 수도권행을 택하기 일쑤다. 2008년에 수도권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도내 환자는 25만8,277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낸 의료비와 교통비 등 원정진료비는 4,000억 원에 달한다. 지역 병원은 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도내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당국의 대책이 아쉽다. 투자를 늘리고 의료자원 배분의 합리화·효율화에 힘써야 한다. 지역민들의 보건의료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은 의료현실만 탓해서는 안 된다. 그간 의료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성하고 첨단의료시설, 수준 높은 의료기술, 부족한 의료진 충원 등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수도권으로 향하던 환자들도 U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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