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칼럼]비만은 병?… 건강 체중 유지하는 게 건강한 삶의 지름길

김하경 강릉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는 질병이다.

최근 우리나라 비만 인구는 32.4%로 지난 10여년 동안 1.6배 증가(여자 1.3배, 남자 2배)하였고,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 인구의 비만 비율을 좌우하게 되는데, 최근 3년 사이에 초등학생 비만 비율이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어 선진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비만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비만은 우리 건강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성인에서 비만은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특정 암, 담석증 등의 위험 인자가 되고, 관절염 등 여러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킨다.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2~3배 높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3배 정도 높다. 체중 증가가 관상동맥질환을 유발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지혈증이다. 비만은 전체 중성지방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체중 증가는 고혈압의 발생과 진행에도 절대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남녀 모두 체중과 혈압은 일직선의 비례 관계에 있으며, 비만인 사람에서는 고혈압의 발생률이 3배나 높고, 고도비만일 경우 6배나 된다. 혈압은 체중 변화에 매우 민감하여 고혈압 환자가 10kg을 감량하였을 경우 수축기 혈압이 평균 7mmHg, 이완기 혈압이 평균 3mmHg 떨어진다고 한다.

또한 비만은 말초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암, 대장암, 식도암 등을 포함한 다수 암의 발병 위험성을 높이고, 담석증, 전립선 비대증, 골관절염, 불임, 천식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신체적인 위험 외에도 현대사회에서 비만은 정신건강과 사회심리적 이유로 중요시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에서 비만인 사람은 고용률이 낮고 업무 수행 평가도 떨어지며 수입 및 승진율도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차별은 여성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비만은 단순히 게으르고 식탐이 많아 생기는 것이 아니다. 똑같이 먹어도 쉽게 살찌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는 체중 조절에 여러 가지 유전 및 환경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연구들을 통해 식욕 및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여러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들이 밝혀지고 있다.

비만의 기본 치료 원칙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약물치료는 보조적인 요법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하며, 다이어트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지나치게 마른 몸만을 추구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비만의 위험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적절하고 건강한 식생활과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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