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기혼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냉대하'

이용현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한방부인소아과 과장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요즘 냉이 많아요”, “냉대하가 심해서 냄새가 많이 나요”하고 호소를 많이 합니다.

'냉()'은 찬 것을 말합니다. 즉 신체 전반적으로 위장기능이 약하고,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찬 허랭(虛)한 현상을 말하며, 대하는 여성 생식기로부터 분비되는 분비물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고로 내 몸이 차므로 해서 생식기 분비물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요즘 '냉대하'라고 하는 병입니다.

코가 찬 기운에 감(感)하게 되면 콧물이 나듯이, 아랫배가 찬 기운에 감하게 되면 장(腸)에서는 설사가 나고, 자궁, 질에서는 냉대하가 나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랫배가 냉한 원인으로 해서 그 결과로 대하가 생긴다고 봅니다. 증상으로는 팬티가 불결하고 냄새가 나며 힘이 없고 엉치가 뻐근하며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불감증 및 성욕감퇴가 옵니다. 오래 방치하면 암 등 악성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냉대하는 어떻게 생길까요? 대하증을 자연에 비유하자면 도랑에 물이 여러 원인에 의하여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게 되면 물이 고이고 찌꺼기가 쌓여서 썩게 되는데 이때 파리, 모기, 곰팡이, 세균 등이 생겨나서 물이 더러워지고, 부글부글 끓어서 끈적하고 뻑뻑하게 됩니다. 이런 것이 곧 자궁, 질 부위에서 일어나면 바로 냉대하증이 됩니다.

냉대하는 여학생과 아가씨들보다, 아주머니와 가정주부들에게 더 많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양방적 측면과 한방적 측면에서의 두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양방적 측면에서 보면 보통 여성의 질내 환경은 약 pH4.5 정도의 산성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 과다 성관계와 산후 질의 노화로 질내 산성도가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세균(트리코모나스질염)과 곰팡이(칸디다균)류 등의 감염이 쉽게 되어 이상분비물이 생기게 됩니다. 그게 바로 대하증입니다. 한방적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고 건강이 약해지고 생명력이 떨어지면 순환장애가 오게 되고 하복부가 차가워지게 되어 냉증과 대하증이 더 잘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 냉대하의 치료에 항생제를 많이 쓰지만 한방적 사고로 보면 항생제는 아주 냉한(寒) 성질의 약제입니다. 발병하여 쓰고 재발해서 또 쓰고 자주 쓰게 되면 점점 신체는 더욱 차게 되어 질병의 악순환은 반복될 것입니다. 오염되고 더러운 곳에 물을 잘 흐르게 하여 깨끗하게 씻어버려야 하듯이 하복부 즉 자궁, 질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어 기혈순환이 왕성하게 되면 세균이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게 한방적 근본 치료법이지요. 특히 요즘 여성들은 멋을 내는 데 관심이 너무 많아 짧은 스커트와 지나친 노출로 신체를 냉하게 하며, 지나친 체중 감소로 인한 신체기능의 저하와 스트레스 및 운동 부족으로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체질로는 뚱뚱하고 배가 나온 사람과 위장이 약하고 평소 손발이 냉하며 길쭉하게 생긴 사람에서 많이 생깁니다.

한방적 치료법은 감염으로 발생되든 신체기능 저하가 원인이든 일단 인체의 생기를 먼저 보(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염증이 심하고, 냄새와 누렇게 점도가 심할 경우 습열을 제거해주면 거의 치료가 잘 됩니다. 냉대하의 주의사항은 첫째, 찬 음식을 피하고 음료수, 주스, 과일, 돼지고기, 밀가루 음식 등을 많이 먹지 않는 게 좋고 둘째, 과로를 피하고 근심, 걱정 및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셋째, 외음부를 청결하게 해주고 부부관계는 재감염에 관계가 있으니 삼가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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