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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NIE]“강의 대신 토론·체험…공부 재미·실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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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참여형 수업 확산

자유학년제 정착 등 영향

변화 위한 교사 연수 활발

수행 평가 방법 학생이 선택

학습 계획 교사 역할 중요

배움평가제 모든 중학교 시행

지난 3월, 김효정 거진중 교사는 특별한 설문조사를 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수행평가의 반영비율을 물어본 것이다.

2주 동안 학생들은 토론을 거쳐 투표를 했다. '수행평가 100%'와 '수행평가 80%, 지필고사 20%'로 의견이 나뉘었지만, 결과는 '80%를 반영하자'는 쪽이 앞섰다. 김효정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수행평가의 방법과 내용을 정하니 평가에 대한 불만도 줄었다”고 말했다.

평가에 대한 피드백도 학생들과 함께 한다. 어떤 점이 좋았는지, 보완해야 할 점 등을 공유하고, 2학기 초에 설문조사를 다시 진행한다.

'교사의 권한'이라고 여겨졌던 평가에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한 배경에는 학생 참여형 수업이 숨어 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던 강의식 수업에서 토론, 모둠활동, 프로젝트 수행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의 방법이 변하면서 평가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김 교사는 “지필고사만으로는 학생들의 활동을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행평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행평가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학생들을 평가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와 의미 모두 찾으려면?=2015년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가 시행된 이후 학생 참여형 수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1학년에서 시작된 수업의 변화가 2, 3학년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숙(율곡중) 교사는 “수업에서 학생 활동이 많으면 확실히 학생들이 수업을 재미있어 하고, 이해도 더 잘 된다고 한다”며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이 협동, 문제해결력, 창의성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학생 참여형 수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줄고 학생 활동이 늘었다고 해서 교사가 편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꼼꼼히 계획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학생 참여형 수업은 수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중요한데, 잘 생각나지 않아 힘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전명란(후평중) 교사도 “학습 목표를 달성하면서 수업참여도를 높이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교원 학습공동체 증가=최근 교사들 사이에서 교원학습공동체가 늘어나고 있다. 수업에 대한 고민을 다른 교사들과 함께 풀어가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거진중은 모든 교사가 교원학습공동체에 참여해 매월 2회 수업공개를 진행하고,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후평중은 저경력 교사를 중심으로 수업평가연구회를 꾸리고 학생 참여형 수업과 수행평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한다. 전명란 교사는 “연구회 활동이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데 많은 역할을 한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정중심 수행평가를 확대하는 '배움성장평가제'를 올해부터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한다. 교사 연수를 적극 지원하며, 학생 참여형 수업과 수행평가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학부모 연수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수업평가개선(수평선) 선도 학교의 우수 사례도 널리 확산한다. 최승룡 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중학교가 바뀌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 확 달라질 수 있다. 배움과 성장이 일어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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