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박수근 빼닮은 `광부화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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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황재형 화백'

◇위부터 황재형 作 '저당잡힌 풍경',황재형 作 '식사II(1985년)',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 황재형 화백.

본보·양구군·동아일보 주최

양구·서울 3곳서 동시에 열려

토착적 리얼리즘 진수 선보여

'광부화가'로 불리는 황재형 화백의 개인전이 양구군, 강원일보, 동아일보 주최로 다음 달 2일부터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현대미술관과 파빌리온,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 문 등 3곳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으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황화백 작품세계가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흐름들을 가늠할 수 있는 80여점의 평면·설치작업과 영상 등이 선을 보인다. 최근 화단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민중미술'의 본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전시다.

황 화백의 작품은 탄광촌이나 탄광촌 사람들의 모습을 '현상'으로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광부가 돼 그들의 삶을 '체화(體化)'하고 캔버스에 옮기는 방식으로 리얼리즘을 극대화하고 있다.

바로 토착적 리얼리즘이다. 황 화백의 작품이 머금고 있는 이야기들이 아린 감정으로 다가와 어느새 깊은 울림이 되어 가슴에 새겨지는 이유다.

이처럼 전시되는 작품에는 각각의 사연들이 담겨 있다. 황 화백은 태백으로 이주하기 2년 전인 1980년 '사북민주항쟁' 과 '5·18 광주민중항쟁'을 목격한다. 그리고 '징후'라는 작품을 남겼다. 황량한 들판에 먹구름이 덮쳐 오는 장면을 통해 권력이 행하는 폭력을 알리려고 했다.

또 노동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고단한 모습의 광부를 그린 '아버지의 자리(2011년)'를 통해 인물 재현을 넘어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헤드 랜턴을 낀 채 갱도에서 도시락을 먹는 광부들의 모습을 담은 '식사 Ⅱ(1985년)'나 탄가루가 흩날려 검은 물이 흐르는 탄광 개천의 저녁 풍경을 그린 '탄천의 노을(1990년)' 등 작품은 “잠자리가 편안한 사람들에게는 각성을, 잠자리가 편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휴식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그의 화풍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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