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자연과 조화되는 삶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

6월5일은 1972년 UN총회에서 제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올해는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나아가 지구를 위한 다짐을 새겨보기 위해 '자연과 사람을 잇다(Connecting People to Nature)'를 주제로 선정했다. 도시 생활에서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수목원이나 식물원으로 떠나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잘 보전된 생태계를 접하면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을 '생태계 서비스'라고 부르면서 그 가치를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초로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한 것은 로버트 코스탄저 박사와 12명의 연구자가 1997년 자연과학 전문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었다.

지구 전체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가 당시 기준으로 연간 약 33조 달러이며 이는 세계 GDP 총액인 18조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라는 것이었다.

2010년에 발표된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경제학(TEEB)' 최종보고서에서도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한 국가 GDP의 5~20%에 달하고 특히 빈곤 국가에서는 50~90%나 차지한다고 했다. 자연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사례는 지구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은 약 160㎞ 떨어진 캐츠킬에서 물을 공급받았는데 1980년대부터 수질오염이 심해졌고 정수시설을 짓는데 8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뉴욕시는 1997년 취수원인 캐츠킬의 자연 관리에 투자해 수질오염을 예방하기로 결정했다.

투입된 예산은 정수장 건설비용보다 훨씬 적은 15억 달러였다.

뉴욕 시민들은 깨끗한 물을 얻게 됐고 캐츠킬 주민은 자연을 관리하며 돈을 벌었다. 덤으로 정수장 대신 남은 자연공간은 데이트 명소가 됐다.

캐츠킬의 사례는 단기적 시장 가치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생태계 서비스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더 이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을 경우 그 가치를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특히 생태계의 조절이나 부양 기능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평가절하되기 쉽다.

이러한 현실로부터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연은 공짜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자연은 계량할 수 없는 무한한 심미적 치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6월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주변 가까운 국립공원과 자연보호 지역을 방문해 동식물을 관찰하면서 자연을 느끼기를 권해 본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몸으로 느껴보자.

찌뿌둥한 몸과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어느새 새로운 마음으로 전환되고 있지 않은가. 더 나아가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지키면서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는 길임을 다시 새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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