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평창 아시아에 겨울을 선물하다]냉각된 국민감정·관광시장 '평창'으로 녹인다

(8)한일 양국의 선물 '평화올림픽'

◇위 부터 지난 21일 일본 도쿄 내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앞선 20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많은 내국인이 줄을 서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도쿄 코리아센터 내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에서 현지 일본인들이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일본 도쿄=신세희기자 and8729@kwnews.co.kr

北 미사일 발사 방한 일본인 감소

안보불안 해소 화합도모 교류 시급

K-POP 인기 여전·올림픽도 관심

'한류불씨' 손님 유치 기폭제 기대

대회서 강원도 맛·멋·재미 알려야

최근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이웃국가 일본의 관심과 협조를 바라기 어려울 정도다. '위안부'나 영화 '군함도' 등 역사적,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한일 양 국민 사이의 반일, 반한 감정을 높이고 있어서다. 일본은 한반도 안보에도 관심이 높아 안보 위기는 곧 방한관광시장을 위축시켜 왔다. 실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던 올 4월 일본의 주요 언론은 관련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과열 양상을 보였고 이후 방한 일본인 수는 급격하게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국은 분단국가와 경직된 한일 관계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비정치적 교류를 늘려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 세계의 평화, 인류의 화합 등 올림픽 정신을 고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급감한 방한 일본인=한국의 안보 위기는 방한 일본인의 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증가 추세였던 방한 일본인 수는 올해 4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 2016년 4월 17만5,283명이었던 방한 일본인 수는 올해 같은 기간 16만5,748명으로 전년 대비 5.4%가 줄었다. 2016년 6월부터 이어졌던 전년 대비 상승 추세가 멈추며 방한관광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시민 구마이 아즈코(52)씨는 “솔직히 한국의 위기 상황에 대한 보도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불안감이 높아진 일본인은 올림픽 기간 한국을 굳이 방문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관계자들은 아사히 신문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매체가 관련 뉴스를 과잉 보도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방한관광시장 이미지가 하락한 이후 수학여행, 기업여행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 일본인은 “부정적인 뉴스 과열 양상은 한일 양국의 관계가 결정적”이라며 “관계가 좋을 때는 K-POP, 한국 드라마 등 한류 방송이 많이 나왔지만 요즘은 거의 안 나온다”고 했다.

■살아있는 한류 불씨=경직된 한일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류 사랑은 아직 남아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한류를 잘 이용한다면 일본과의 문화적인 교류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지난 20일 도쿄 부도칸에서 한국 가수 '블랙핑크'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32도를 웃도는 더운 여름날에도 수많은 일본인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히로시마에서 왔다는 17세 여학생 아유키와 카즈키는 “블랙핑크,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다 보니 한국이 좋다”며 “올림픽 기간 K-POP 공연이 많다면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한일 양국의 분위기 상 한류문화를 예전만큼 접하기 어려워진 한류팬들은 유튜브나 SNS 등 개인 인터넷 활동을 통해 활동 중이었다.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 관계자는 “40~50대 이상의 한류팬들은 안보 위기에 단체 관광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층은 개별 여행과 인터넷을 통한 여행으로 한국을 찾는다”며 “방한 일본인의 경우 한류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는 리피타(재방문객)의 규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축제, 명소 살려야=일본인들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강원도만의 겨울'을 기대하고 있었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한국 여행을 결정짓는 매력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현지의 설명이다.

도쿄에서 만난 오자와 요시코(44)씨는 매주 1회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거의 매달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동계올림픽을 통해 강원도의 자연과 음식, 멋을 많은 일본인에게 홍보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근 일본의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JTB는 'JTB종합연구소 해외관광여행의 현황 2016'을 통해 한국여행을 한 경험자들이 2013년 이후 한국을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표본조사를 펼쳤다. 눈길을 끄는 결과는 25.8%에 해당하는 일본인이 '별로 좋은 인상이 없었기 때문'을 꼽았다는 점. 현지 여행업계는 도 축제 등을 연계한 여행 상품을 기획,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오자와씨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 곤드레밥이나 닭갈비 등 맛있는 음식이 많았다”며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계절마다 풍부한 축제도 많아 올림픽 기간 홍보가 된다면 좋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일본 도쿄=최나리기자 kwna@kwnews.co.kr

※ 이 보도는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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