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나이지리아·아프간 `쿨 러닝' 평창 달린다

평창올림픽 `감동의 도전'

◇위쪽 사진은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 ESPN 캡쳐. 아프가니스탄 스키 대표팀의 알리샤 파르항(왼쪽)과 사자드 후세이니.아프간 스키 챌린지 페이스 북 캡쳐

나이지리아 女 봅슬레이팀

아프리카 사상 첫 출전권 획득

영화처럼 나무썰매 타고 훈련

훈련비 모금 웹사이트도 개설

아프가니스탄 스키 첫 출격

무장 탈레반 박해 피해 이란행

10년 만에 귀향 후 스키에 빠져

IOC·FIS 와일드카드로 도전

영화 쿨 러닝은 겨울이 없는 나라인 자메이카 육상 선수들이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영화 쿨 러닝과 같은 감동 스토리가 이어진다.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과 아프가니스탄 스키 대표팀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올림픽 무대에 선다.

■아프리카 봅슬레이 역대 최초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이 아프리카 봅슬레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 소식을 알렸다. 세운 아디군(파일럿), 은고지 오누메레, 아쿠오마 오메오(이상 브레이크맨)로 구성된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지난 1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북아메리컵에 출전, 올림픽 출전 기준을 통과했다. 여자 봅슬레이에서는 5번의 국제 대회를 완주하면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아디군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얼음 위에서 훈련할 여건도 안 돼 눈도 내리지 않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땅 위에서 나무 썰매를 타고 훈련을 거듭했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훈련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사상 첫 동계올림픽 출전=10대 초반이었던 알리샤 파르항과 사자드 후세이니는 이슬람 급진이론으로 무장한 탈레반의 박해를 피해 이란으로 피란을 떠났다가 10년 만인 2011년 다시 고향 바미안으로 돌아왔다. 산악지대인 바미안에는 때마침 같은 해 겨울 스키 클럽이 문을 열었다. 파르항과 후세이니는 겨울 스키의 매력에 푹 빠졌고, 나무 스키를 메고 산을 올라가 타고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이후 국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들은 자연스레 동계올림픽을 꿈꿨다. 이 사연은 외국 자원봉사단체들에게 소개됐다. 단체들의 지원으로 두 선수는 2015년부터 스위스 생모리츠의 한 리조트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의 꿈이 평창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 아프가니스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ANOC) 총회에 두 선수를 데려갔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출전 선수 등록 신청을 마쳤다”고 밝혔다. 겨울 스포츠의 불모지인 아프가니스탄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올해 초 생모리츠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세계선수권 남자 대회전에서 파르항은 86위, 후세이니는 87위를 했다. 성적으로는 도저히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어렵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FIS의 와일드카드가 남아 있다. 더 많은 나라의 출전을 원하는 IOC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카드다. IOC는 지난해 리우 여름올림픽 때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기 위해 '난민 팀'을 출전시킨 바 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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