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공무원 최대규모 선발에 회사도 그만두고 공시족行<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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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1,342명 채용 시험준비 열풍

중소기업 우수인력 수급난 가중

원주의 A자동차부품업체는 품질관리부 운영에 연초부터 차질이 생겼다. 2년 차 대졸 신입직원이 소방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며 돌연 사직했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는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 수준이 10~20% 높아도 안정성을 보고 공무원을 선호한다”며 “생산직도 사람 구하기 어려운데 사무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지방공무원 채용 인원을 전년 대비 28% 늘려 역대 최대 규모로 선발하면서 도내 중소기업의 인력난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 도는 올해 일반직 874명, 소방직 400명 등 1,342명을 선발한다. 공무원 채용이 올해 크게 확대된다는 계획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오면서 대학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 크게 늘어났다.

도내 B국립대는 재적생 대비 공무원 시험 준비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인문·사회계열은 50~70%, 공학·자연계열은 20~30%에 달했다. 최근 2~3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취업지원 담당자는 “최대 규모 선발로 알려지면서 관심 없던 학생들까지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분위기”라며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연쇄적으로 지원율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매출액 200억원 이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10명 이상인 춘천의 C바이오기업과 원주의 D제조업체 관계자는 “이직률이 낮은 지역연고의 대졸 사무직을 구하는 게 가뜩이나 어려운데 인력풀이 더 좁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정책 전문가는 “중소기업은 공무원 채용으로 인력 수급에 직격탄을 맞는데 올해 3년 미만 재직자 이탈, 대졸 신입 인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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