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ICT 우수기업 릴레이 탐방]실업급여로 시작한 사업…업계 1위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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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춘천 지오멕스소프트

◇위부터 춘천 서면 강원창작개발센터에 입주한 GIS 전문 IT기업 지오멕스소프트 임직원들이 회의하는 모습.맨 아래 사진은 OGC 인증서 옆에 서있는 심재민 대표.

증강현실 활용 땅속 시설 관리

500만원 첫 수주로 연구·개발

현재 연매출 40억 점유율 2위

지역내 시장·인프라 발달 부족

"기회 늘려야 인재·기업 유입"

ICT산업은 4차 산업혁명, 청년 일자리와 연관된 핵심 분야이지만 도내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산업 생태계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척박하다.

이런 현실에서도 기술력을 쌓아가며,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우수 ICT기업은 곳곳에 있다.

본보는 이들의 창업 과정과 제품, 성장을 위해 겪는 고민 등을 살펴보며 ICT산업 육성 방향을 모색한다.

■CCTV관제센터 솔루션 업계 1위 눈앞=지난 5일 춘천 서면 강원창작개발센터 2층, 공간정보시스템(GIS) 전문 IT기업인 지오멕스소프트 회의실. 벽 한쪽에 국무총리 표창, 기술혁신형·청년친화 중소기업 인증서 등 상장 30여개가 놓여 있었다.

각별하게 전시된 것은 공간정보 분야 국제표준화기구 'OGC'의 인증서 3개였다. 이를 3개 이상 받은 중소기업은 지오멕스소프트를 비롯해 국내 5곳뿐이다.

지오멕스소프트가 개발한 공간정보 기반의 CCTV통합관제센터 솔루션(제우스)은 지자체, 공기업, 대학 등 130여곳에서 활용 중으로 국내 점유율 2위다. 지속적으로 사용처가 늘어나면서 조만간 업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기업부설 지리환경기술연구소까지 있는 이 기업의 고용인원은 50여명, 연매출액은 40억원대다. 30대 청년 4명이 무모한 창업에 나선 지 10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실업급여로 연구개발… 마중물 된 공공사업=강원대 지리교육과 출신인 심재민(48) 대표는 컴퓨터 다루길 좋아한 적성을 살려 임용고시 대신 춘천의 ICT기업에 취업했다. 하지만 부도로 실직하면서 동료 3명과 2007년 창업에 나섰다.

창업자금도 없어 실업급여를 모아 GIS 엔진을 개발했다. 평창군 민원봉사과에서 500만원 사업을 수주한 것이 첫해 매출액의 전부였지만 이는 연구개발비가 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항공사진 지도와 지적도를 겹쳐 볼 수 있는 D-DAS 솔루션을 2008년 개발해 도내 16개 시·군에 보급하면서 창업 3년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도청이 공고한 3억원 규모의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구축사업'을 수주하며 고용인원이 10명으로 늘었다.

첫 사업을 맡겨준 평창군청 담당자 이름까지 기억하며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는 심재민 대표는 “도청의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구축사업 수주는 회사가 첫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수 인력 확보, 시장 발달 과제=지오멕스소프트는 오랜 연구 끝에 증강현실(AR)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지하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다.

평면인 지하시설물 도면을 3D데이터로 자동변환, 지하시설물 정보를 3차원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땅 속의 가스관, 수도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건설현장의 사고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올해 지능형 CCTV까지 획득하며 인정받고 있지만, 고민은 있다. 바로 30대 청년 직원들의 수도권 이탈이다. ICT기업이 밀집해, 산업 생태계가 발달한 수도권에 비해 강원지역은 인력, 기업체 수가 전국 1% 수준이다.

심재민 대표는 ICT산업 육성을 위해 도내 공공·민간시장 발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으로 말하면 강원도는 아직 ICT산업 수요가 발달되지 않아 공급(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지역경기 부양을 위해 SOC 투자를 늘리는 것처럼 ICT산업도 사업 기회가 지속적으로 풍부하면 우수한 인재, 기업이 유입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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