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힘들지만 가족 생각하며 즐겁게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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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 부족한 인력수급을 위해 춘천, 원주, 홍천 등 도내 6개 시·군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프로그램을 시작한 가운데 춘천시 신북읍에서 멜론 재배농가에 투입된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장주와 함께 일을 배우며 작업을 하고 있다. 박승선기자 lyano@kwnews.co.kr

필리핀서 온 외국인 계절 근로자 55명의 농업현장

신북 등 곳곳 배치 30대 ~ 60대 연령도 다양 눈길

【춘천】23일 춘천시 신북읍 한 농가의 비닐하우스에선 낯선 피부색을 지닌 외국인 근로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필리핀 바탕가스주에서 온 리처드(35)씨를 비롯한 4명은 모두 고향의 가족을 도울 수 있다는 행복감에 가득 차 보였다.

비록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기술이었지만 농가 주인 심명섭(52)씨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멜론 잎을 유인줄에 묶다 보니 금세 숙련된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30도가 훨씬 넘는 비닐하우스 속 더위는 가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춘천에는 지난 19일부터 리처드씨 등 필리핀 바탕가스주 주민 55명이 35개 농가에 배치돼 3개월 계약으로 일하고 있다.

양국 정부와 자치단체가 만성적인 농촌 일손 부족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외국인 계절 근로자 단기 고용 사업'에 참여한 이들이다.

연령대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고용 농가가 부담하게 될 급여는 하루 8시간 기준에 최저임금을 보장한 월 169만원가량이다. 필리핀 대졸 초임 직장인 임금의 6배 규모다.

성실히 모으면 '목돈'을 만질 수 있어 필리핀 내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 춘천시는 입출국 시 교통비용과 산재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함께 정기적으로 현장을 점검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임금 미지급 또는 인권침해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아내와 4명의 딸을 두고 있다는 리처드씨는 “한국에 와서 가족을 돌볼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기쁘다”며 “하반기에도 응모해 꼭 춘천에 다시 오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주인 심명섭씨는 “농번기에 꼭 필요한 인력 지원 제도인 만큼 지속적으로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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