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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나 홀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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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세태다.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귀신같은 혼(魂)이 아니다. 영화 '나 홀로 집에'처럼 혼자 생활하는 것이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등 '혼자' 즐기는 생활이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지가 아득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파트·오피스텔이 여전히 우후죽순 격으로 솟는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이 수요의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이미 2015년에 500만 가구를 넘었다. 1~2인 가구가 국가 전체 가구의 53%다. ▼혼족들의 '나 홀로 문화'를 넘어 1인 가구가 경제를 좌우하는 이른바 '1코노미 시대'다. 한국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 소비 지출이 2020년에 이르면 1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비 트렌드가 그렇듯 영업 패턴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OECD가 제시한 '2017 기업가정신 한눈에 보기' 보고서에 의하면 '1인 자영업자'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인구 대비로 보면 OECD 주요 38개국 중 제일 높다는 분석이다. ▼아르바이트 직원조차 고용할 수 없는 '나 홀로 사장님'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다. 며칠 전 '나쁜 사마리아인들-불온도서 지정 10주년 특별판 출간(부키 간)' 기자간담회에서 저자인 장하준(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저임금제 논란에 대해 정곡을 찔렀다. “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평균 12% 정도인데 한국에선 25% 이상이 자영업자다. (…) 자본가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을 자본가로 만들어놓고 '최소한 이 정도 임금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문제가 된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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