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신팔도유람]`호남의 금강산' 속으로 사람도 설경도 예술이 된다

덕유산·대둔산

명품 설국여행

덕유산 주목군락지 눈꽃 절정

새벽엔 하얀 산호 닮은 상고대

곤돌라 이용 접근성도 뛰어나

대둔산 수려한 바위봉우리 절경

80m 높이 금강구름다리 인기

케이블카 아래 환상 설경 으뜸

겨울에 내리는 새하얀 눈은

산에서 바라볼 때 더욱 설렌다

산 정상의 설경은

한 폭의 산수화다

전북의 덕유산과 대둔산은

고된 겨울 산행을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명산으로 꼽힌다

올겨울에는 전북의 명산에서

때묻지 않은 자연이 연출하는

설국(雪國)으로 떠나보자

■덕유산 '눈꽃'이 만들어내는 은빛풍경=덕유산(德裕山)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에 걸쳐 있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장장 30여㎞에 뻗쳐 있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m)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를 넘는다.

덕유산 북쪽으로 흘러 내리는 30여km의 무주구천동계곡(茂朱九千洞溪谷)과 자연휴양림, 신라 흥덕왕 5년(830년) 무염국사가 창건한 백련사(白蓮社)는 역사의 깊이를 품고 있다.

겨울 덕유산의 설경은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 추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덕유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설경으로 이름이 높다. 매년 겨울철이면 아름다운 눈꽃 절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여행객이 덕유산을 찾는다. 무주리조트에서 출발하는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에 핀 눈꽃을 감상할 수도 있어 더욱 인기 만점이다. 곤돌라에서 하차 후 향적봉 정상까지 간단한 워킹만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특히 설천봉에서 향적봉 구간 주목군락지에는 환상적인 눈꽃과 운해, 안개가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설천봉까지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곤돌라 아래로 펼쳐지는 산의 풍경이 가히 환상적이다. 이후 설천봉에서 30분가량 더 가면 정상인 향적봉에 다다른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아 곤돌라 대기 시간이 다소 긴 편이다.

덕유산은 그 크기와 인기만큼 수많은 산행코스를 선택해 오를 수 있다. 덕유산 능선은 청량한 얼음 계곡과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이 백미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간다는 주목은 하나하나가 그림이다. 향적봉을 200여m 앞두고 300~500년생 주목들이 자라고 있고 고사목도 많아 설경을 배경으로 멋진 자태를 뽐낸다.

눈을 뒤집어쓴 나무가 만들어 낸 등산로는 곳곳이 긴 눈 터널을 만든다. 우리나라가 아닌 전설 속 설국에 온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겨울 눈꽃의 최고봉 덕유산 상고대=눈꽃은 태생에 따라 설화와 상고대로 구분된다. 설화는 하늘에서 내린 눈 결정이 나뭇가지에 내려 만들어진 것으로 수북하게 쌓이면 마치 하얀 나뭇잎을 연상케 한다. 가볍고 흡착력이 약해 바람에 날리기 쉬운데 눈바람은 간혹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설화도 아름답지만 덕유산 풍경의 최고봉은 역시 상고대(霜高帶)다. 상고대는 주변의 습기가 나뭇가지에 엉겨 붙어 피어난 나무서리로 하얀 산호를 닮았다. 눈이 오지 않더라도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에 잘 만들어져 봄에도 볼 수 있다. 보통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면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따뜻한 날에는 이른 새벽에만 볼 수 있다.

■호남의 '금강산' 대둔산에서 즐기는 겨울왕국=금남정맥의 주봉인 대둔산(大芚山, 해발 878m)은 전북 완주에 자리하고 있다. 대둔산 산자락은 가득 메운 바위기둥이 죽순처럼 뾰족해 그 모양새가 마치 산수화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하다. 대둔산의 또 다른 이름은 호남의 금강산을 뜻하는 '소금강(小金剛)'이다. 전북의 많은 명산(名山) 중에서도 대둔산 절경이 으뜸으로 꼽히는 이유다.

대둔산도 덕유산만큼이나 하얀 상고대가 일품이다. 해발 878m 대둔산 정상 마천대에서 바라본 대둔산 설경은 굽이치는 산줄기와 수려한 바위 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펼쳐진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이어주는 금강구름다리도 유명하다. 80m 높이에 50m 길이로 쭉 뻗은 철다리는 영화 '비밀애'에서 배우 유지태와 윤진서가 키스신을 찍었던 곳이다. 다리 가운데에 서면 발 아래 풍광이 아찔한 광경을 자아낸다.

케이블카를 이용한 하산도 추천 코스다. 계곡에 묻혔던 풍경이 케이블카 밑에서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하산 후에는 불명산(佛明山)에 터를 잡은 화암사를 들러보길 권한다. 이곳은 694년(신라 효소왕 3년) 일교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원효·의상대사가 수도를 쌓은 명 사찰이기도 하다.

전북일보=김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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