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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의혹'

신라 왕실을 뒤흔든 미실은 진흥 진지 진평 등 3명의 왕과 태자 동륜, 4명의 화랑 우두머리까지 모두 8명과 놀아났다. 화랑세기는 '백 가지 꽃의 영겁이 뭉쳐 있고 세 가지 아름다움의 정기를 모았다'고 그녀의 용모를 그렸다. 방사(房事)에 뛰어날 뿐 아니라 수기 700편을 남긴 탁월한 문장가였다고 한다. 작가 김별아는 소설 '미실'에서 “그녀의 치마가 펄럭였을 때 세상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썼다. ▼국민은 물론 전 세계 한류 팬들의 사랑을 받는 K팝 2세대 아이돌 그룹의 추문이 '버닝썬'을 근원지로 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룹 '빅뱅' 승리, 밴드 'FT아일랜드' 최종훈, 밴드 '씨엔블루' 이종현, 그룹 '하이라이트'(옛 비스트) 용준형 등이다. 정준영은 아이돌 연습생은 아니지만 치열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친 스타다. ▼이번 사건은 데뷔해서 인기를 누리는 '성공한 아이돌'이 자신과 소속사의 명성·부를 이용해 방송사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와 결탁한 '연예 권력'의 일례다. 불법 로비와 성 접대 의혹, 동영상 돌려보기는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고 용서될 수도 없다. 이들을 둘러싼 의혹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산업현장에서 재해가 발생해 중상자 1명이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더 있다는 통계법칙을 발견했다. 바로 '하인리히 법칙'이다. '버닝썬' 사건이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사고방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그까짓 것, 바보들이나 들키지', '문제 돼 봤자 한동안 시끄럽다 말 테니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뿌리 뽑을 수 있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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