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달빛 머금은 `黑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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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 4일 박수근미술관에서 제3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인 이재삼 화백의 개인전이 함께 열려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재삼 작가(가운데) 부부에게 축하꽃다발을 전달하는 조인묵 양구군수의 모습.

박수근미술상 제3회 수상자 '이재삼 작가' 수상작가전

양구 박수근미술관·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개막

박수근미술상 제3회 수상자인 영월 출신 이재삼(59) 작가의 수상작가전이 지난 4일 박수근미술관 2·3기획전시실과 파빌리온,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각각 개막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작가의 대표작인 '달빛(Moonscape)' 시리즈를 통해 작가 스스로 감성의 빛이라고 부른 '달빛'과 '어둠'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은 온통 '흑(黑)'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목탄을 가득 품은 검은 캔버스 안에서는 달빛을 머금은 자연의 형상들이 은은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화면 가득 하얀 포말을 만들며 쏟아지는 폭포의 장엄함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물안개 자욱한 작품 앞에서는 그 크기에 압도돼 마치 뿌연 안개 속을 거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달빛을 한껏 안고 있는 옥수수밭, 그 한 귀퉁이에 장닭 한 마리가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은 예상치 못한 재미다.

그러다 만난 홍매화의 흐드러지는 자태는 여느 채색화를 보는 것 보다 더 화사하게 다가온다.

달빛 소리, 달빛 기운, 달빛 냄새를 목탄으로 채색하고 싶다고 한 작가의 이야기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박수근미술관 파빌리온에서는 이 작가의 자화상과 아내의 얼굴 등을 그린 대형 목탄 인물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작가가 '작가적 사춘기'라고 표현한 시기의 작품들로 1990년대 중반까지 진행한 설치미술을 접고 목탄으로 작업의 방향을 바꾼 초기 작품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전시는 천장이 높은 전시장의 특성을 살린 '달빛' 대작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재삼 작가는 “박수근미술상 수상 전까지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수상 이후 1년 동안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차분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긴 호흡으로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의 수상작가전 양구전시는 10월20일까지 박수근미술관 기획전시실과 파빌리온에서 열리고, 서울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갤러리 문에서 진행된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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