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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백신수요 정확 예측…연 300억 손실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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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선도기업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 ◇서울 성동구에 있는 의료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주)미소정보기술 본사 사무실(위쪽 사진). 미소정보기술이 개발한 의료정보 분석 솔루션인 스마트 CDW. GS인증(국내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제도) 1등급을 획득한 제품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이지만, 사실 강원도는 3차 산업혁명(정보화)도 일어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 것은 지역경제에 뼈아픈 실책이다. 하지만 3, 4차 산업혁명을 단번에 이룰 기회가 올해 찾아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처음으로 선정한 규제자유특구에 강원도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분야로 포함(본보 7월25일자 1·2면 보도)된 것이다. 원주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결국 산업을 만드는 것은 혁신역량을 갖춘 기술기업이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강원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를 이끌어 나갈 주목할 만한 선도기업을 소개한다.

의료빅데이터 업계서 최고 수준 기술력 인정…연 매출 80억 규모

심평원과 손잡고 백신 수급 안정화 사업 '악성 재고' 해결책 제시

■규제자유특구 계기로 원주에 신거점 구축 = 서울 성동구에 본사가 있는 미소정보기술(대표:안동욱)은 의료빅데이터 업계에서 손꼽히는 강소기업이다. 2006년 설립된 연매출액 80억원 규모 중소기업으로 직원 수는 90여명에 달한다. 미소정보기술은 이번 강원도 규제자유특구 사업 참여를 계기로 원주 H타워(민간지식산업센터)에 지사와 연구소를 개소했다. 강원테크노파크가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기획하며 영입한 IT기업이다. 의료빅데이터는 빅데이터 산업 분야 중에서도 기업이 성과를 내기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다. 시스템 도입, 변경에 신중한 병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소정보기술은 2016년 정부 연구과제인 '스마트 CDW(Clinical Data Warehouse·임상데이터하우스)'를 수행하면서 솔루션화에 성공했으며 한림대병원과 국립교통재활병원, 전남대병원과 CDW 사업을 수행했다. 이 사업들은 연구과제의 사업화와 기술료 납부 측면에서 우수 사례로 평가받았다. 특히 지난달 일산병원의 HDW(Hybrid DW)까지 수주하며 의료빅데이터 업계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소정보기술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의 상권 분석, 범죄수사지원 분석 사업까지 수주했다. 스마트시티 구축에 활용도가 높은 기술을 잇따라 개발해 내면서 올해 스마트시티 의료부문 국토교통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백신 수요 예측 서비스 실증사업 추진 = 미소정보기술은 원주 규제자유특구에서 '인플루엔자 백신 수요예측 실증사업'을 주관한다. 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으로 방대한 의료빅데이터를 보유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도내 병원이 함께 참여한다. 백신 수급 안정화를 위해 민간과 정부가 협력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한국은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막대한 사회적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수요 예측에 실패해 반품, 폐기처리하는 백신은 연간 300억원대로 추산된다. 미소정보기술은 규제자유특구 사업 참여를 통해 이 분야에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심평원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의약품 안전사용(DUR)데이터를 활용(환자 개인정보는 제외), 백신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제약회사들은 전년도 수요량에만 의존해 백신을 공급하면서 발생하는 '악성 재고'를 줄일 수 있다. 현재 민간회사가 의료빅데이터를 제공받는 데 제한이 많았지만 규제자유특구로 특례가 적용되면서 기회를 얻게 됐다. 미소정보기술은 도내 병원을 중심으로 실증한 후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속초 출신인 안동욱(49) 미소정보기술 대표는 “기업인으로서 고향에 기여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막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규제자유특구 참여로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원주에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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