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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반환점' 아닌 `전환점'이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임기 절반을 통과했다.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 신문·방송 등의 언론에서 보고 듣는 문구가 '반환점을 돌았다'는 것이다. 반환점, 마라톤 경기에서 들었던 용어다. 국어사전에도 그렇게 나온다. “경보나 마라톤 경기에서, 선수들이 돌아오는 점을 표시한 표지(標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마라톤의 유래를 보면 반환점은 없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 북동쪽에 위치한 마라톤 지역에서 페르시아군과 아테네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자국이 승리한 소식을 전하고자 아테네로 달려간 페이디피데스를 기리는 뜻에서 같은 방식의 달리기가 올림픽 경기 종목으로 채택됐다.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간 것이 아니라 그냥 앞을 향해 쭉 내달린 것이다. 반환점(返還點)이라는 용어는 공간적 개념이다. 시간, 역사는 결코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 만큼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는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어쨌거나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중간 시점에서의 사건을 되짚어 보게 된다. 5년 단임제이기에 집권 3년 차에 맞는 전·후반기 분기점은 정권·권력의 부침이 확연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삼풍백화점 붕괴, 김대중 대통령은 이용호·정현준·진승현 게이트, 노무현 대통령은 행담도 게이트에 부동산 가격 폭등에 시달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 불법사찰, 세종시특별법 수정안 좌초를 겪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십상시' 사건으로 기억된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하락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직무수행에 대한 세간의 평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45%인 반면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47%라고 한다. 여당은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하고 제1야당은 “낙제점 성적표가 나왔다”는 평이다. 초지일관해야 할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지는 대통령의 판단이다. 마라톤이 그렇듯 절반을 지난 이제부터가 본격 레이스다. '레임덕 현상' 아닌, 정책의 득실을 폭넓게 살피는 스퍼트이길….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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