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총선
총선
총선

사회일반

[접경지역 발전 포럼]“군부대 해체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워… 유휴지 활용 공조 나설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5개 군 국방개혁 대응 특별 좌담회

2019 접경지역 발전 포럼 특별 좌담회가 19일 양구군 KCP호텔에서 '국방개혁 2.0극복과 접경지역 발전전략 구상'을 주제로 열렸다. 양구=신세희기자

지난 19일 양구군 KCP호텔에서 열린 '2019 접경지역 발전 포럼'에는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고성군 등 자치단체 및 군의회 지휘부가 대거 참석, 국방개혁 2.0에 대한 접경지역의 대응 및 DMZ국제평화지대 조성 방안 등에 대해 특별 좌담을 가졌다.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의 진행으로 실시된 이날 좌담에서 접경지역 군수, 군의장, 부군수들은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안에 5개 군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나아가 농업 등 지역 산업 교류를 활성화시켜 지역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육동한 "접경지 5개 郡 공동 농산물 브랜드 제안"

조인묵 "민·군·관 위원회 만들어 위기 이겨내자"

신금철 "위수지역 폐지후 상가 3분의 1 문 닫아"

유 홍 "2025년까지 지역인구 8,100명 감소 전망"

이상건 "군부대 떠난 자리 활용안 머리 맞대야"

함형완 "동해안 관광 특구사업 대규모 투자 필요"

양원모 "지역 체류형 금강산관광 미리 준비해야"

이성규 "군부대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 고려를"

김상만 "접경지 문제 강원·경기 공동 대응하자"

정관규 "국가균형발전 위한 제도 개선 나서야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각종 재난과 국방개혁 2.0에 따른 어려움이 겹치며 접경지역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의 장기적인 비전과 국방개혁 2.0을 극복해 나갈 시스템, 지역의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 한반도 평화 시대에 대비한 접경지역의 입장과 기대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

◇조인묵 양구군수=어려움이라는 것은 현재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래에도 현재와 같은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잘 이겨내 반전됐듯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접경지역이 달라질 것이다. 도와 5개 시·군이 힘을 합친다면 접경지역의 위기가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접경지 지자체의 협의체뿐 아니라 민·군·관 위원회를 만들어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신금철 화천군의장=국방개혁 2.0은 깜깜이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의회에서 임시회를 통해 27사단 존치 건의문을 채택하고 국회, 국방부, 청와대 등에 발송했는데 의회에서 국가기밀을 어떻게 알았냐고 연락이 왔다. 지난달 22일부터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위수지역 폐지 이후 화천 사내면의 상가 3분의 1가량이 문을 닫고 있다. 안타깝다.

◇유홍 철원군 기획감사실장=국방개혁 2.0과 위수지역 개편이 겹치며 접경지에는 경제난이 닥치고 있다. 국방개혁이 이뤄지면 3사단이 다른 지역으로 가게 돼 철원군은 접경지역 내 사단본부가 없는 유일한 군이 될 것이다. 2025년까지 8,100명 정도 인구 감소도 전망돼 군 재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중앙정부에서 협의회를 구성해 지자체와 소통·상생에 나서야 한다.

◇이상건 양구군의장=국방개혁에 따른 군부대와 관련된 상황은 다른 지역에도 공통된다. 예정돼 있는 군부대 해체는 실질적으로 막기 어렵다. 이후 단계를 생각해야 하는데 현재 군부대 유휴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5개 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갈등의 소지가 있다. 어느 특정 시·군의 이득을 챙기려 하지 말고 접경지역 5개 군이 유휴지 활용 등 여러 분야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적극 공조할 필요가 있다.

◇함형완 고성군의장=남북한 평화지역 구상과 관련해 고성에서는 남북한 철도 개설이 초미의 관심사다. 독일의 사례를 볼 때 고성군은 중앙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따르지 않으면 쇠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접경지역 5개 군 모두가 해당된다. 남북교류가 활발해지고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지면 소규모 도시는 인구 감소가 빨라지고 투자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동해안 관광 특구사업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양원모 고성부군수=금강산 관광 중단이 11년째인데 재개되더라도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소외된다. 관광시설, 숙박시설 설치를 위한 투자 유치에 전념하고 있다. 고성, 대진, 간성, 거진의 경우 관광객이 지나쳐 가는 곳에 그치면 주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통일전망대, 화진포를 연결하는 삼각벨트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체류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다.

◇이성규 인제부군수=동서고속도로 개통 후 인제지역 통행량이 60% 줄어들었다. 스포츠대회 유치, 전지훈련 유치 등으로 보완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주민 체감이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접경지와 동일한 고민을 안고 있다. 생태 탐방의 경우 국방부와 환경부 등에서 최소한의 인원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걱정이다. 또 군부대에서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

◇김상만 인제군의장=20년 전 인제군 남면 일원에 과학화전투훈련장이 조성되면서 인제군은 상당한 면적의 토지를 국가에 헌납했다. 경기도는 병력이 줄면 활용할 수 있는 땅이 넓어지고 전방·후방 기준이 사라지면서 땅값이 오른다. 강원도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와 경기도 접경지역 시장·군수가 국방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와도 협의하면서 공동으로 대응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함형완 고성군의장=접경지역 5개군은 인구가 3만명이 안된다. 부분적으로 지역 상경기를 유지할 수 있는 군부대도 빠져나가며 수요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접경지역 5개 군의 가장 큰 문제가 인구가 유출되면서 고령화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지역 내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인구가 많아진다는 의미로 정부에서 특별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정관규 화천부군수=접경지역의 개발이 둔화되고 침체되고 소외됐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정부의 새끼돼지(자돈) 이동 금지 명령으로 화천군 농가가 큰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다. 이렇듯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지침으로 한쪽 지역은 희생돼도 상관없다는 식의 방침은 잘못됐다. 국가 균형발전을 말로만 외쳐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접경지역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육동한 강원연구원장=국방개혁 2.0 시행을 계기로 접경지역 지자체가 국방, 농업, 교육 등 여러분야에서 공동 연대해야 한다. 접경지역의 여러 의제에 대해 총리가 관할하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격상시켜야 한다.

강원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이다. 양구 사과가 유명하지만 규모가 적다. 경북 청송 1개 군의 사과 재배면적이 강원도 전체 사과밭의 3배가 넘는다. 접경지역에서 광역벨트 개념으로 농업, 교육, 생태관광, 각종 산업을 묶어 규모화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경우 5개 군이 하나의 브랜드를 공유하는 식으로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모든 구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속철도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농작물의 판로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이 붕괴된다.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교육여건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5개 군이 경쟁할 것은 경쟁하되 연대할 부분은 연대해야 한다. 접경지역의 깨끗한 이미지, 즉 청정성을 브랜드화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무너지면 서비스가 무너지고, 서비스가 무너지면 다시 사람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5개 군이 강력하게 연대해 접경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리=전명록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