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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미군기지 반환'

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가 있던 필리핀 수비크만(해군)과 앙헬레스시(공군). 1992년 미군이 철수한 뒤 공단, 골프장, 면세점이 속속 들어섰다. 하지만 문제는 개발을 위해 땅을 파는 곳마다 폐유, 중금속, 석면 등에 오염된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었다. 필리핀은 미국과 철군 협상을 하면서 환경 오염 치유에 관한 조항을 넣지 않았다. 협상을 잘못한 원죄 때문에 오염 사실을 모른 척하던 필리핀 당국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러나 미국은 오염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1,300만명이 관람했다는 영화 '괴물'은 미군이 한강에 독극물을 무단 방류해 돌연변이 괴물이 태어났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실제로 몇 차례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반미(反美)운동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2000년에 용산 기지에서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으로 흘려보낸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2001년과 2008년에는 원주 캠프이글과 캠프롱에서 기름이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보상 문제 등에 말썽을 빚기도 했다. ▼원주 도심에 있는 옛 미군기지 캠프롱 부지가 시에 반환된다. 정부는 지난 11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어 원주 캠프롱과 캠프이글, 부평 캠프마켓, 동두천 캠프호비 쉐아사격장 등 4개 폐쇄 미군기지를 반환받았다. 일단 기지를 돌려받고 미국 측의 정화 책임과 환경 문제 관련 제도 개선 등은 협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해결되지 않은 부지 오염 문제로 동맹인 양국의 감정이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냉전의 산물인 원주 캠프롱은 1951년 태장동 일원 34만㎡ 부지에 들어섰다. 2010년 부대 이전 후 10년째 방치되자 시민들이 나서서 대대적인 반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원주시는 이곳을 시민휴식공간인 문화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68년 만에 원주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캠프롱 부지에 원주의 새 역사가 쓰이기를 기대한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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