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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보수의 성지 강릉, 이번 총선에선 어떤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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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순 강릉주재 부국장

제15·16대 돌아보니

몸싸움·금품 살포 등

일그러진 선거 '눈살'

與 '탈환'의 기회냐

野·무소속 '심판론'이냐

선택의 시간 다가온다

4·15 총선이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강릉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0평생 강릉을 지켰다는 김경수 전 지역위원장을, 미래통합당은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각각 공천했다. 권성동 국회의원과 최명희 전 강릉시장은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의 길을 가고 있다. 민주당에선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릴 호기로 받아들이고 있고,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전쟁 같은 근경을 잠시 떠나 잊혀진 과거의 강릉 선거판을 돌아봤다.

22년 전인 1998년 7월 강릉을(乙) 선거구 제15대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경제 상황은 지금과 흡사했다. IMF 외환위기에 1996년 9월18일 침투한 무장공비 정찰조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내상을 입었다. 조순(한나라당), 최각규(무소속) 후보 등 역대급 거물과 정치 신인이었던 유헌수(새정치국민회의), 최경운(무소속) 후보 등 4명이 격돌했다.

나란히 경제부총리를 지냈지만 경제관과 정치적 행보가 달랐던 두 사람 간 대결은 전국적인 관심사였다. 조 후보는 줄곧 여당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해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을 제기했다. 민선 강원지사 선거에서 65%라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던 최 후보는'IMF체제에서 벗어날 해결사', '강릉의 미래를 책임질 상머슴'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결과는 조순 후보의 압승이었다. 탄탄한 보수 조직 프리미엄에 산신령, 포청천 등 대중 친화적 이미지도 작용했다. 아쉽게도 선거전은'빅매치'답지 않게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 금품 살포 등 불·탈법으로 얼룩졌다. 투표율도 54.7%로 저조했다.

2년 후인 2000년 강릉갑·을 2개 선거구가 하나로 줄어 치러진 16대 총선은 더 혼탁했다. 최각규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또 나섰다. 그와'정치적 사제지간'으로 불리던 황학수 의원은 공천에서 밀리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한나라당은 최돈웅 후보를 공천했다. 종친인 두 최씨는 종친회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가 몸싸움까지 벌였다. 선거는 최돈웅 후보의 압승이었다. 최 의원은 이후 회계책임자가 사조직에 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돌린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그는 대법원 확정 판결 전 의원직을 사퇴, 이듬해인 2001년 보선에 다시 출마해 살아났다. 불사조 같던 최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당 재정위원장으로 친구인 이회창 후보의 선거 자금 불법 모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영욕의 세월. 주인공들은 이미 오래전 정계를 떠났고 일부는 고인이 됐다. 정당들도 사라졌다. 정당은 더 이상 작명이 어려울 정도로 명멸하고 있다. 여전히 익숙한 것은 무소속뿐이다.

다시 21대 총선이다. 이제 막말과 몸싸움, 맹목적 연고주의, 금품 살포 등으로 일그러진 선거 문화와는 완전히 결별했는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보수만 짝사랑한 결과가 뭐냐'며 이번엔 바꿔 달라고 외치고 있다. 야당과 무소속은'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보수 측에선 정당 중심, 인물 중심의 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갈린다. 다선 원칙이 지배하는 국회 관행을 고려해 다선을 선출하자는 의견과 이제는 바꾸자는 의견도 충돌한다.

26, 27일 후보자 등록 이후부터 각 언론사와 강릉시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를 눈여겨보면 과연 누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어쩌면 이미 감을 잡은 분도 많을 것이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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