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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수십년 광부의 요람 → 지역개발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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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 태백 화광아파트 철거현장

◇대한석탄공사 50년사 화보에 실린 1978년 태백 장성동 화광아파트 준공식 사진(왼쪽)과 27일 철거 현장 모습.

【태백】지난 27일 오전 포크레인 한 대가 콘크리트 언덕 위에서 굉음을 내며 파편들을 모으고 있었다. 포클레인의 한 삽 한 삽에는 콘크리트 잔해·철근과 함께 가구 파편, 장판 등도 눈에 띄였다. 수십 년간 광부의 요람이었던 태백 장성동의 화광아파트는 그렇게 조금씩 흔적을 지워가고 있었다.

■태백 최초의 아파트=화광아파트는 1978년 대한석탄공사의 사원아파트로 지어졌다. 당시 총 702세대로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아파트'였다.

한 세대에 방 2개와 주방, 현관이 딸려 있었고 현관 밖으로 나가야 복도를 마주보고 있는 화장실을 갈 수 있었다. 화장실도 쪼그려 앉는 화변기에 물통이 따로 없어 별도로 물을 퍼서 흘려보내야 했다.

학창 시절을 화광아파트에서 보냈다는 50대 후반의 여성 주민 김모씨는 “방 2개짜리 수세대가 연립으로 다닥다닥 붙어 푸세식(재래식) 공중화장실을 사용해야 했던 당시에는 6,000명이 넘는 장성광업소 직원이 서로 들어가기 위해 난리였다”고 회상했다.

■철거와 도시재생사업=화광아파트 702세대 중 318세대는 2012년께 씨티타워빌 아파트가 들어서며 철거됐다. 나머지 동도 세월과 함께 부식이 심해지면서 철거 여론이 일었다. 철거 여론이 일었던 나머지 384세대도 탄탄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사라진다. 주민들은 아쉬움과 함께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0월 아파트 동판을 영정 사진 삼아 화광아파트 장례식을 치렀다.

이번 탄탄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장성동 일원에는 국비 등 492억원을 들여 청년창업주택,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이 조성된다. 화광아파트 부지에는 주민복지관과 189세대의 새로운 LH 임대아파트가 들어선다. 2개 동은 생활역사전시관 등으로 남을 예정이다.

류태호 태백시장은 “올 상반기 중 화광아파트 철거를 마무리하고 주민들의 지역경제·문화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탄탄마을 도시재생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명록기자 ameth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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