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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호등]철도의 공공성과 경제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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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기인 서울에 사는 한 친구는 기차여행을 즐겨한다. 부모님과 어린 자녀까지 대가족이 한꺼번에 움직이여야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중에서도 화장실도 있고 목적지까지 이동이 자유로운 기차가 버스보다 편하다고 한다. 춘천은 경춘선, 원주는 중앙선, 강릉은 경강선 등을 이용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긴다. 4년 전에는 KTX 경강선이 개통되며 횡성을 처음 가봤다고 하며 앞으로 춘천속초선이 운행되면 인제, 속초까지 여행을 하고 싶단다. 이 서울 친구의 목표는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구석구석 철도를 타고 여행하기다. 그런데 홍천에는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 철도 노선이 언제 놓일지 모르는 홍천에는 앞으로 당분간 갈 일이 없을듯하다.

홍천의 지역 현안 중 하나는 홍천~용문 광역철도사업이다. 서울역에서 경기 양평군 용문까지 운행중인 경의선·중앙선을 홍천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총 8,537억원에 ‘용문~청운~양덕원~홍천’ 34.1㎞ 노선이 검토중이다. 경의·중앙선과 연계되는 강원권 최초 광역철도 노선으로 향후 중앙선, 충북선과 연계한 국가 균형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 착공까지는 갈길이 멀다.

이 철도는 지난해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사업으로 반영됐다. 올해 11월까지 사전타당성조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홍천~용문철도는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 대상으로 반영됐지만 결국 사업이 제외돼 실현되지 못했고 이번 4차 계획 반영에도 사전타당성조사에 이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착공이 가능하다.

현재 강원도에는 경춘선(춘천), 중앙선(원주), 경강선(원주·강릉·횡성·평창), 영동선(강릉·동해·태백·삼척), 동해선(동해·삼척), 태백선(동해·태백·영월·정선), 경원선(철원) 등이 놓여져 있고 앞으로 춘천속초선(춘천·속초·화천·양구·인제), 여주원주선(원주), 동해북부선(강릉·속초·고성·양양) 등의 사업이 확정돼 추진중이다.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철도망이 없고 앞으로 착공 계획도 없는 유일한 지역이 홍천이다.

이에 홍천 지역사회에서는 홍천~용문 광역철도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에 따르면 지역균형발전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 등은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

철도는 온 국민이 누려야 하는 혜택이다. 하지만 홍천 주민들은 아직도 철도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철도에는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과 달리 화장실 등 편의시설 설치가 가능해 교통 취약계층의 이용이 편리하다. 경제논리보다는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 철도를 이용해 여객 운송이 가능해진 것은 1830년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스티븐슨이 영국 리버풀과 맨처스터를 잇는 철도에서 증기 기관차 상용화에 성공, 근대적인 철도 교통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국 리버풀과 맨체스터 거주자들이 192년 전부터 이용했던 철도서비스를 홍천군민들은 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홍천~용문 광역철도의 신속한 사업추진에 예타 면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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