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호등]관광객 천만명 시대 고성군의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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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열 고성주재 차장

3년 만에 마스크 없는 해수욕장. 올해 동해안 해수욕장의 피서객은 683만여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497만4,951명보다 37.4% 가량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와 경기 침체, 궂은 날씨로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고성군의 입장에서는 나름 희망의 청신호도 있었다. 올 여름 고성군 해수욕장 방문객은 191만여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기록을 조금 더 살펴보면 KT 빅데이터 분석결과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도내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읍면동 중 고성군 토성면이 105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핫 플레이스다. 코로나19 영향에도 매년 방문객이 늘고 있는 만큼 토성면 지역도 매년 변화하고 있다. 상전벽해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처럼 현실에서 고성군 전체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점도 있다. 도내 유일한 분단군으로 과도한 규제와 낙후한 지역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특히 2008년 금강산 육로관광 중단 이후 경제적 손실은 5,312억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평균 384억이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동해고속도로 속초~고성 구간 25.5㎞는 여전히 단절돼 있다. 지역 주민들의 박탈감을 고려해볼 때 고성지역은 잠재력은 넘치지만 고립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고성군과 인접한 인근 양양군의 경우 2017년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 됐다. 이후 각종 개발투자 유치 및 인구증가 등 눈에 띄게 달라지며 서핑의 성지가 됐다. 2017년 2만7,207명이던 양양군 인구도 2021년 2만7,913명으로 늘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동이 이뤄지는 현 상황에서 고속도로의 단절은 '아는 사람만 찾는 장소'로 머물 수 있는 한계가 된다. 이에 고성지역도 속초 IC 인접 고성군 남부권은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DMZ이라는 소중한 자원을 보유한 북부권은 인구소멸지역으로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성군에서는 열악한 북부권 개발을 통해 지역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외치며 화진포 역 승격·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역사(驛舍)가 어디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화진포는 역사적으로나 정치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기에 고성군은 화진포를 미래 먹거리를 설계하는데 중요한 방향타로 삼으려 하고 있다. 화진포역을 신설을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진포역 설치관련 경제성 분석결과 총사업비 115억원이 투입돼 B/C가 1.2가 도출, 경제성도 입증된 셈이다.

지역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유라시아 진출기지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핵심 선결과제인 교통 인프라가 먼저 선행되야 한다. 고성 거진읍에서 속초까지 버스로 1시간 넘게 이동하거나, 피서철 길이 막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던 시절에서 변했다고 회상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이제는 모세혈관처럼 깔려진 SOC인프라를 통해 지역과 국가가 동시에 성장하는 시대다. 정부도 고성군의 잠재력을 인정해 공약사항이자 정부 주요 정책사업으로 채택한 것에 머물지 않고 실천을 통해 동해안의 전진기지의 청사진을 지역 주민에게 제시해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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