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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신규 공무원 교육 중 술자리 기관장, 책임을 물어야

도내 중앙부처 소속 기관장 술자리 주도 ‘파장''
“되도록 본부에서 근무해야 좋다” 지역을 비하
공직사회 근무 자세 전반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도내 한 중앙부처 소속 기관장이 청사에서 신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뒤 술자리를 주도한 것은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엄히 다스려야 할 사안이다. 근무 자세 전반에 대한 점검과 그에 따른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지난 4일 해당 기관 등에 따르면 9월29일 오후 2~4시 이 기관의 청사 회의실에서 신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인사(人事) 관련 강의를 들은 후 오후 4시30분께부터 피자와 치킨 등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가졌다.

문제는 이 자리에서 소주, 맥주 등 주류가 함께 차려져 갑작스러운 술파티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참석한 일부 직원은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근무 시간에 청사 내에서 술을 마시는 게 말이 되느냐”며 “조직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는 공직사회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복무규정 미준수 및 그에 따른 무사안일, 신뢰 상실에 관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이 사안을 둘러싼 관계자들의 태도가 최근 공직사회의 병폐를 고루 드러낸 사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이 터지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어떻게든 당장만 대충 넘기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와 그에 따라 당연히 뒤따르게 돼 있는 얼버무리기 식의 해명이 이번에 여지없이 나타났다. 즉, 해당 기관장은 “당초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가서 회식을 할까도 했는데 신규자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직원들과 협의해 간단한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야 신규 공무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불과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세워지기도 어렵고 크게는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기도 힘들다.

더욱 기가 찬 일은 해당 기관장은 이 자리에서 “되도록 본부에서 근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지방에서 근무하면 승진도 안 되니 중앙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지역을 비하하는 것을 뛰어넘어 지역에서 소신을 갖고 그야말로 공복으로서 열심히 근무에 충실하고 있는 절대다수 국가공무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언사다.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공직자는 승진을 못 한 낙오자들이란 말로 들린다. 이게 신규 공무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해당 기관장이 할 수 있는 말인가. 신규 공무원들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기본 의무와 역할을 통해 긍지와 자부심을 고양시키기는커녕 본부로 올라가야 승진한다는 처세술부터 교육시킨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다. 이런 걸 배운 신규공무원들이 관리자가 됐을 때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중앙부처는 지역으로 보내는 기관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인사 검증을 통해 관리자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지니고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지역에서의 근무를 잠시 머물렀다 지나가는 정거장쯤으로 인식하는 병폐를 불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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