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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디지털 디톡스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현대 사회는 산업 구조가 정보 산업으로 변화되고 인터넷이나 전자우편 등 컴퓨터를 통한 업무 처리량이 폭주하여 사람들이 피로감과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정보 피로 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의 일상은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무 중에도, 출퇴근길에도, 운전 중에도, 잠자리에서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2020년 서울연구원에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보행 중 폰을 사용하는 ’스몸비족‘은 69%이며 주의 분산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에 62%는 스몸비족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SNS 피로 증후군‘도 여러 종류의 SNS를 동시에 사용하다 보니 과도한 정보 공유와 인맥 관리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상을 말하며,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이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SNS를 ’시간 낭비 서비스‘라고 하거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안 하면 불안해하는 사람을 ’카페인 환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퇴근 후, 특히 휴일에 직장에서 보내온 업무 메시지는 교통사고보다도 더 두렵게 느껴지는 수가 많다고 한다. 거의 만능처럼 여겨지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접촉시간이 증가하고 업무 처리량이 폭주하면 피로감이 쌓여서 업무 처리 능력이 저하되고 그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며 불안하거나 자기 회의감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SNS에 열심히 글과 사진을 올리고 댓글이 많이 달려도 허전하고 외로운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SNS에 제시한 자신은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실제와는 다르게 포장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고 애써도 싫어한다거나 좋아한다는 사람은 소수일 뿐 대다수는 진정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내게 잘해주는 사람이 그냥 싫은 경우가 있는 반면에, 내게 그다지 잘해주지도 않는데 끌리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는 없다. 모두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하면 작은 무관심에도 좌절하게 된다. 또 모두의 관심을 받더라도 가공된 나에 대한 관심이라면 허무감과 함께 더욱 관심을 끌려는 중독 증세마저 보이게 된다. 그러다가 의외로 수많은 악플에 지쳐서 그만 무너지고 만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면 과도한 정보 유입으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타인과 연결되기를 원하면서도 혼자만의 자유도 느끼고 싶어한다.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란 디지털의 독을 해소한다는 뜻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고 피로한 심신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일종의 디지털 단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마트폰 앱을 줄이고 사용 시간도 축소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산책을 하거나 친구도 만나고 잠시라도 자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자. 잡다한 정보로 피로한 두뇌를 쉬게 하면서 참신한 생각이 솟구칠 여유를 부여하자. 자기 생활에서 삶의 방향이 타인의 형식적인 관심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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