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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안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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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대형참사였고, 대한민국은 갈등과 분열 등 후폭풍에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만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로 또다시 젊은이들이 희생됐다.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진 참사여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불안과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8년 전 세월호 사태를 겪으며 ‘안전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국정 책임자나 정치인 모두에게 ‘안전 대한민국’은 정파를 가리지 않는 시대정신이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길을 걷다가 죽음을 맞았고, 약속했던 안전한 대한민국은 지켜지지 않았다. ▼홍콩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란콰이퐁 거리와 일본 도쿄의 대표 번화가이자 ‘핼러윈의 성지’로 불리는 시부야 거리에서도 핼러윈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와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잇따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사과했다. “후진국에서나 볼만한 책임회피성 관료주의”라는 비판이 잇따랐고, 뒤늦은 사과라는 점에서 진실성이 의심받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태원 참사가 인재(人災)이자 후진국형 참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전에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고 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자연사(死)가 꿈’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창원촛불시민연대 김의곤씨는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에서 ‘(중략) 304명 생때같은 아이들/ 하늘의 별로 떠나 보낸 지 얼마나 됐다고...// (중략) 그 골목에 아무것도 놓지 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 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그리하여 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 있는 우리를...’이라는 글로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을 꾸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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